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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외도로 가는 여행

2009/09/16 22:30 | Posted by 찬이

1998.12.25

거제의 외롭고도 아름다운 섬 하나

20년이 넘도록 부산에서 살았건만, 경남 거제쪽 지방엘 가본 적은 없었다. 물론 '외도'라고 하는 이상야릇한 이름의 섬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었고 말이다.
희야가 다니는 회사에서 같이 근무하는 여자후배 커플( 지금은 헤어졌으니 프라이버스 보호차원에서 언급하지 않음 )과 함께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거제도로 놀러가기로 했다. 같이 합의를 했다기보다는 그쪽 커플의 제안에 수긍하며 묻어간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만.

처음부터 외도를 갈 계획은 아니었고, 해금강을 보러 갈겸 드라이브나 하자고 해서 나선 것이었다. 그런만큼 부산에서 거제도까지의 도로상 거리가 그렇게 먼 줄도 몰랐었다.





해금강은 강이 아니다


승용차를 타고 대략 3~4시간은 달린 듯 하다. 우리는 묻어가는 처지였음에도 오히려 뒷자리를 차지하고 편안하게 왔다. 사귀기 시작한지 100일이 조금 지났을 무렵이니 한창 좋을 때여서인지 3~4시간도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주차를 한 뒤에 여객선 표를 끊어야 했다. 글을 쓰는 현재는 7년이 지난 2006년이다보니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여객선 표 중에 해금강만 둘러보는게 있고, 외도까지 갔다오는게 있었던 것 같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음에도 풀코스(?)로 4장을 끊어서 배에 올랐다.

10분 남짓 배를 타고 가는 와중에, 바람이 차긴 했지만 갑판 위에서 사진을 찍기 바빴다. 바람 때문에 파도가 제법 출렁이는데다 배가 작아서 사진을 찍는게 쉽지가 않았다. 게다가 하늘로 치솟은 머리카락이며...
해금강이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거제 앞바다로 흐르는 강의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러한 강(river)이 아니라고 한다. 튀어나온 거제도의 남동쪽 끝자락에서 떨어진 듯한 조그만 돌섬들이 있는 곳이 바로 해금강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그 돌섬들은 단순히 물위로 솟아나온 것만이 아니라, 돌섬사이로 네갈래의 수로가 나 있어 배가 다닐 수 있고, 그래서 섬 아주 가까이까지 배가 접근할 수 있었다. 특히나 볼만한 것은 각 섬마다의 색깔이나 모양 등이 다르다라는 점이라고 한다.
우리는 파도가 너무 거세서 대충 돌고 말았지만 말이다...;;;



외도는 외롭지 않았다


외도라는 섬은 사유지라는 얘길 들었다. 어떤 사람이 섬을 사서는 거기다 가꾸고 꾸며서 만들었는데, 너무나 아름다워서 많은 사람들이 거길 찾게 되었다라는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직접 올라가본다면 자신의 눈을 믿기 힘들 것이다. 조그만 외딴섬에 있어봤자 뭐가 있겠나 싶었는데, 막상 올라가니 웨딩 야외촬영지로도 손색없을 만큼 잘 가꾸어진 정원이 펼쳐졌다. 그리고 실제로 야외촬영을 하는 커플도 있었고.
아름다운 곳들을 많이 찍었었는데, 카메라를 가져온 그 커플이 필름을 태워먹는 바람에 건진 건 몇장없다보니 7년이 지난 지금은 기억조차 잘 나지 않아 아쉽다.


그냥 가긴 아쉽지


외도에서 한바퀴 돌고 나서 뭍으로 나온 뒤, 바로 부산으로 향하지 않고 부근의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해안중에서도 약간 구석져 있어서 그런지 파도도 거의 없었다.

그곳에서 이번에는 보트를 탔다. 노를 젓는 보트... 물론 처음 타보는 것이다. 쉽게 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사실 막상 깊은 바닷물 위에서 흔들흔들 거리는 보트위로 발을 옮기는게 쉽지가 않았다. 구명조끼를 입었기에 빠져죽겠다는 생각은 안들었지만, 겁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꼴에 남자라고 강한 척 하느라 아무렇지 않은 척 먼저 배에 올라타서는 희야를 에스코트 해줬다.

희야와 나, 단 둘이서 한 배에 탔으니 당연히 노젓는 것은 내 몫이었다. 노젓는게 무척 힘들다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혹시나 바다로 나갔다가 지쳐서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처음 타는 것이니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래도 빠르게 젓지도 않고 파도도 거의 없었기에 힘들다라는 느낌은 없었다.
조금 익숙해지자 같이 온 커플의 배까지 접근해서 카메라를 주고 받으며 사진을 찍어주는 여유까지 보였다.


색다른 경험, 색다른 기억


이전에는 학교 수학여행이나 소풍, 혹은 아버지 회사에서 가는 야유회 정도가 아니고선 다른델 다녀본 기억이 거의 없다. 물론 MT 같은 곳엘 가도 술마신 기억 밖엔...
이날처럼 놀려면 물론 자가용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동안 못누려본 시간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언제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까 싶다.

그때 같이 놀러갔던 커플은 지금 서로의 길을 가고 있지만, 그때 우리 넷이서 재미있게 놀았던 그 행복했던 시간들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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