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04
구미에서의 첫 나들이
내가 입사를 하고 발령을 받으면서 구미로 왔으니, 벌써 만 3년하고도 3개월을 구미에서 지냈다. 그리고 결혼한지도 2년이 다되어간다. 그럼에도 구미에서의 외출은 처음인 것 같다. 곧 무더위가 찾아오게 되면 어디 놀러가는 것도 힘들 것인데다, 올해의 현충일이 월요일이라 휴일이 길기 때문에 하루정도 외출을 하더라도 집에서 쉴 시간도 충분하다 생각되었기 때문에 예정에 없었던 외출을 하게 되었다.
반짝 소풍 겸 나들이
직지사라고 하는 사찰앞에 공원이 참 멋있게 잘 만들어져있어서 놀러가볼만하다라는 얘기와 직지사가려면 김천역앞에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라는 얘기만 듣고 부담없이 다녀오려고 했다. 그래서 김밥같은 것까진 준비하지 않고, 동네 슈퍼에 가서 과자랑 음료수 조금만 사와서 가방을 꾸렸다. 부산에서 희야와 함께 올라온 강아지 뚱이도 짐이라면 짐이었고, 무엇보다 간단하고 편하게 다녀오고자 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대신 카메라와 삼각대는 빼먹지 않고 챙겼다. 둘이서 공원에서 놀다보면 사진찍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예전에도 다른 곳에 둘이서만 놀러간 적이 있는데, 그럴 때면 항상 아쉬운게 사진의 대부분이 독사진이라는 점이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을 하면 된다지만, 한가한 공원에서 그러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한두장도 아니고.
구미와 김천은 바로 인접해있다. 그런만큼 교통편도 다양하게 있었는데, 김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직지사까지 어떻게 가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그냥 기차를 타고 갔다.
앉자마자 내렸다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기차에 올라서 좌석을 찾아 앉아서는 "야~ 드디어 출발이다~", "좋아?" 라는 말 몇마디 하고서 얼마 안되어 김천이라고 하는 안내방송이 나왔으니 말이다. 대략 10~15분 정도 걸린 듯 싶다.
그렇게 기차타는 기분을 맛만 보고는 내려서 이번에는 버스를 타야했다. 김천역 앞이라고만 했지 길 건너인지 아닌지, 그리고 좌측으로 가야하는지 우측으로 가야하는지 몰라서 지나가는 어떤 분께 여쭤봤는데, 묻기가 민망할 정도로 바로 옆이었다.;;
김천역에서 나와서 역앞을 지나가는 도로를 건너지 않고, 역을 등지고 바로 오른쪽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직지사까지 가는 노선이 2~3개 되는 듯 했는데,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직지사행 좌석버스가 오길래 그걸 탔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태우는 사람도 얼마 없이 뚫린 도로를 열심히 달렸다. 15분 정도 달렸을까. 약간 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들어간다 싶었더니 이내 종점이었고, 그곳이 직지사 아래에 있는 버스 종착점이었다.
아름답고 조용한 공원
버스에서 내려서 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다보니 커다란 장승 두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원이라는 느낌과 장승은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진 않았지만, 직자사라는 사찰앞이라는 것을 떠올린다면 무리도 아닌듯 싶다.
공원입구에서 사진 한컷 찍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에 공원관리를 하시는 분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셨다. 설마 했더니 역시나 반가운 내용은 아니었다. 공원에는 애완견을 데리고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는 사실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기차타고 버스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말이다.
우리가 난감해하자, 강아지가 크지도 않고 하니 안고 다니라고 하셨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땅을 파헤치거나 배설물을 아무데나 쌀 수 있기 때문인듯 했다. 우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서야 공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노래하는 분수
공원입구에서 조금 더 올라가자 작은 광장같은 곳 가운데에 어떤 조형물같은 것이 서 있는게 보였다. 그것은 분수였지만 물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 가까이 가서야 그것이 분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6월초의 약간은 뜨거운 햇살을 피해 그늘에 앉아있었는데 바로 옆에 있는 춤추는 분수와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일어나기가 싫어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음악도 들려오고 바람도 시원하고... 결국 아예 좀 더 쉬었다 가기로 하고는 과자랑 음료수도 꺼내먹고 사진도 여러장 찍어보았다.
옆에 있는 조그만 폭포로
분수대 앞에서 한시간을 넘게 앉아있다가 조금 지루해졌다 싶어서 자리를 옮겼다. 올라오던 길에서 분수대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나있는 길로 향하니 조그만 냇가에 나무다리가 놓여있고 그 건너에는 작은 폭포가 있었다. 그 물줄기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인공이 가미된 폭포인 것은 맞는 듯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폭포가 있는 곳 윗쪽으로 돌아나와 내려오자 폭포 입구쪽으로 다시 나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길을 따라 조금 더 윗쪽으로 올라갔다. 별다른 건 보이지 않고, 보도블럭으로 된 산책로같은 길이 길게 쭉 뻗어있었다.
식수가 나오는 곳에서 목을 축이고는 그 길 옆 나무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기로 했다. 아까 먹다 남은 과자랑 음료수를 다시 오물오물 먹고 마시며 사진 몇 컷 찰칵~ 삼각대가 있어서 거추장스럽긴 해도 맘편하게 찍고 싶을 때에 찍을 수 있어서 좋다.
생각보다 과자를 많이 산 듯 하다. 희야도 내가 어제 슈퍼에서 과자를 고르는 걸 보고는 생각보다 군것질 좋아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평소에 과자를 즐겨찾는 편은 아닌데, 먹는 분위기가 되면 좀 많이 먹긴 하나보다. 오늘같은 소풍날 같은 때는 말이다.
생각보다 아름다운 공원
사찰밑에 있는 공원이라고 해서 엄숙한 불교 분위기이진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의외로 여기저기 예쁘게 꾸며진 곳이 참 많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좁은 공원안이지만 구석구석 이쁘게 꾸며놓았다라고 해야겠다. 곳곳의 나무들은 이쁘게 깎아서 모양을 내어놓고, 푸르른 잔디며 깔끔하게 깔아놓은 보도블럭, 시원하게 흐르는 냇가와 폭포, 그리고 분수...
규모로 따진다면 지방의 작은 공원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잘 가꾸어놓은 아름다움으로 본다면 어느 공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무슨 전시장이나 혹은 박물관이 아니기에 눈요기거리 자체가 많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냥 편안하게 둘러보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편안하고 이쁘게 잘 가꾸어져있다
천천히 한바퀴를 둘러보아도 그리 오래 걸리진 않는다. 희야도 공원을 내려가는게 아쉬웠는지 잠깐 쉬었다 가자고 한다.
직지공원에는 공원만 볼거리가 있는게 아니라, 불교신자라면 공원위의 직지사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유료입장이라 우린 들어가지 않았지만 말이다. ^^;;
그리고 사찰 주변에서 파는 간단한 먹거리를 먹으며 나무숲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는 것도 좋고, 그런 것이 싫고 편하게 먹고 싶다면 공원아래 버스정류장 부근의 많은 식당들 중 한 곳을 이용해보는 것도 괜찮다. 아무래도 공원이나 사찰아래라서 평균가보다 약간 비쌀지는 모르겠지만, 생선한마리 곁들인 밥 한그릇이라면 부담없이 즐길만할 것이다.
구미에서 가까우니까 다음에는 차를 가지고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기차타고 버스타고 하는 재미는 없겠지만, 대신에 더 간편하고 부담없이 들를 수 있으니 말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