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01 부산 대한CGV에서 희야네 회사동료들과 함께...
결혼식 피로연으로 영화관람을...
희야와 함께 일하는 김대리님이 결혼식이 있는 날이었다. 오랫동안 사귀어온 연인과 드디어 결혼에 골인하는 날인 것이다. 비록 희야네 회사 사람이긴 하지만, 내가 희야네 회사에 들락날락거린지도 몇년이나 되었기에 신입사원을 제외하곤 모두 잘 아는 사람들이다. 물론 결혼하는 주인공인 김대리님도 잘 아는 사이이고, 우리 결혼식 때도 와주신 분이다.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신랑신부와 제대로 인사도 못나눠보고 바로 향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서면 대한CGV였다. 피로연 대신에 영화를 보기로 했던 것이다. 물론 신랑신부는 뒷전이고, 그냥 참석하는 우리들끼리 보기로 얘기가 되어 있어서 미리 예약까지 했었다. 결혼하는 사람 축하해주는건 뒷전으로 하고 낼름 달려온 것이 조금 미안스럽긴 하지만, 김대리님 친구들도 많이 있는데다 직장동료들이라 신혼여행 다녀오면 매일매일 볼 사람이라서 그런지 미안한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덕분에 나도 맘 편하게 영화를 보긴 했지만 말이다. ^ㅇ^
영화 제목도 몰랐다
극장엘 도착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사를 쫄쫄 굶은 상태라서 간단히 먹을걸 사다보니 영화시작시간에 몇분 늦었다. 그래서 어두컴컴한 곳에서 자리 찾는다고 헤매는 바람에 프롤로그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나는 무슨 영화를 보기로 했는지도 모른 채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희야한테 물어보긴 했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구~ 뭔 장풍이라고 하긴 하던데 ^^;;
초반부터 매트릭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자 주인공이 소매치기를 따라잡기 위해서 빌딩위를 뛰어다니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그냥 옥상위에서 뛰어다는게 아니라, 수십층짜리 고층 빌딩에서 반대편 빌딩으로 뛰어넘기도 하고, 벽을타고 뛰어내려오기도 한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자주보이는 기법인 공중에서 거의 정지하다시피 하고 카메라 앵글이 회전하는 식의 화면도 몇번 선보인다. 그렇다고 매트릭스를 따라했다는 식의 평가를 하기엔 무리지만, 고공 점프를 하고 새처럼 가볍게 경공을 펼치는 모습을 보노라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게 어찌된게 매트릭스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얼빵순경, 류승범
안경을 낀 신참 순경으로 류승범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너무나 적극적이고 경찰이라는 직업에 충실하려는 열혈남아라고나 할까... 소매치기를 잡으러 쫓아가다가, 윤소이를 만나게 되는데 그 윤소이가 소매치기를 향해 날린 장풍을 맞고는 쓰러지는 것이 발단이 된다.
현대시대에서 도를 닦는 사람들이 극소수 존재한다는 전재하에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서 윤소이가 쓰러진 승범을 데리고 간 곳은 도인들이 숨어지내는 그들의 수련장이다. 쓰러진 승범을 치료하다 승범의 기가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도인들이 알게 된다. 물론 아무리 얼빵한 승범이지만 그 사실을 그대로 믿을리는 없다.
도인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당황한 승범은 집으로 도망쳐나오고 만다. 하지만 이대로 영화가 진행된다면 큰일이겠지?
나도 힘을 얻고 싶다
얼빵하지만 신념과 패기가 있는 순경 승범에게 또 하나의 사건이 터진다. 주민신고를 받고 나이트클럽 같은 곳을 찾아들어간다. 거기서 깡패 몇명이 다른 사람들을 구타해서 꿇어앉혀놨는데, 그 사람들이 웨이터들인지 부하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 상황에서 승범의 파트너인 고참과 깡패두목과는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사이이다. 고참은 괜히 끼어들면 안되다며 눈감아주려고 하지만, 우리의 승범! 어찌 그냥 지나치랴!!
깡패 두목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계속 요구하다 죽도록 맞는다. 힘도 못써보고 계속 맞는다. 경찰신분이라 함부로 선공할 순 없었겠지만, 몇대 맞고도 계속 맞는다. 죽도록 맞고도 계속 맞는다. 정말 보는 사람이 열나도록 기분 나쁘게 계속 맞는다. 정말 승범의 더러운 기분이 팍팍 느껴진다.
강해지고픈 욕망
승범은 강해지기 위해서 도인들을 찾아가서 수련을 받는다. 하지만 당연히 쉽진 않다. 오히려 도인들을 실망시키고, 윤소이게에도 쌀쌀맞은 대접만 받는다.
그러다 제법 오랜 시간동안 수련했을 무렵, 둘이서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예전의 그 깡패들이 또 다시 시비를 걸어온다. 물론 이번엔 강해진 승범이 이소룡 못지 않는 실력으로 모조리 패준다. 윤소이가 그만두라고 말렸지만 승범은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결국 사고를 치게 된다.
내가 승범의 입장이라면 참았을까? 절대 아니다. 나도 못참는다. 죽일 놈들... 나는 속으로 몇번이고 외쳤다. "승범이 화이팅!!"
얼빵에서 마루치로
아라한이 되기 위한 열쇠를 빼앗기 위해서 흑운이 그들을 찾아온다. 이미 도인들은 대부분이 죽거나 주화입마를 입은 상태... 승범과 소이가 저항하지만 대적할 상대가 아니다. 죽음의 위기까지 다가간 순간,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고 깨달음을 얻었는지 승범은 마루치가 되어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능력을 발휘한다.
죽음의 문전까지 가게 되는 순간들이지만, 유머러스한 캐릭터답게 분위기는 그리 어둡지 않게 진행된다. 그러면서도 제법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자연스럽게 펼친다. 으레 한국영화의 액션씬이라고 하면 피아노줄이 보인다던가 혹은 줄에 매달린 인형같은 모습, 또는 어설픈 동작에 필름만 빨리 돌린 듯한 느낌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전혀 그런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어쩌면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 처리 능력일지도...
아무튼 어리버리하게만 보았던 승범의 액션에 정말 멋있다고 감탄까지 나올 정도니까, 실망할 사람은 몇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를 보고나서
영화가 시작하던 처음 생각엔 그럭저럭 볼만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혹은 코미돌걘낮?진행될 줄로 생각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참 묘한 설정들이 섞여 있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21세기의 도시 한복판이라는 시대설정과 도인이라는 옛날이야기같은 인물이 등장을 하고, 그럼에도 마치 현대사람들 모습처럼 개그스럽게 꾸민 도인들의 모습과 행동, 유머러스한 캐릭터 설정으로 부드럽고 유쾌하게 진행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묘하게 조화된 듯 하다.
영화를 보면서 반드시 평가를 하고 싶다는 느낌을 가지고 분석하면서 보게 되면 재미가 반감될지도 모른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한바탕 웃고 즐긴다는 생각으로 본다면 정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