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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신혼여행 - 다섯째날

2009/09/16 00:29 | Posted by 찬이
▨ 부산사람들도 감탄했다~~ 본다이비치

우리랑 같이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산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다이비치를 보고는 미친 사람처럼 좋아서 발광했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나 또한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는 해운대 부근에서 태어나서 해운대 바닷가를 집앞 냇물에 발담그듯 놀며 커온 사람이다. 그런 나였지만 본다이비치를 보고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모래가 이처럼 고울 수가 있을까, 파도가 이렇게 하얗게 부서질 수 있을까, 모래사장이 이렇게 넓을 수 있을까... 내 눈을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깨끗한 바닷물의 하얀 파도가 부서지며, 입에 넣어도 부드러울 듯한 모래를 밟으며, 한참을 걸어도 걸어도 바닷물을 밟으려면 더 걸어나가야 하는, 그러한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마침 서핑보드를 누군가 놔둔게 있어서 그걸 들고 폼도 잡아보고, 희야랑 닭살스런 폼도 잡아봤다. 그렇지만 왜 그렇게 해변으로 뛰어들고 싶은지... 다음에 오게 된다면 한여름일때 꼭 다시 오고 싶다.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에서 몸을 담글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호주여행의 가치를 충분히 할 것이라 장담한다.


▨ 갭팍


버스로 약 10여분 달리자 넓은 잔디밭이 있는 곳이 나왔다. 조금은 경사진 듯 하지만 넓은 잔디밭임엔 틀림없다. 거기서 다시 시드니에 펼쳐진 넓은 주택가를 아래로 하고 언덕을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의 대부분이 바위로 되거나 혹은 바위사이에 간이로 만든 계단들이어서 어렵진 않았다.
조금씩 올라갈수록 주택가 반대편으로 바다가 넓게 보였다. 그리고 수십미터 아래에서 정말 푸르른 바닷물이 절벽에 부딪히며 부서지고 있었다. 이 장면을 캠코더로 담아서 부모님께 보여드렸는데, 장면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적으로 감탄을 하실 정도였다. 어떻게 저렇게 물이 맑을 수가 있을까... 정말 아름답다... 라고 말이다.
이곳에도 전설이 있다고 가이드가 설명해줬지만, 구경하랴 사진 찍으랴 캠코더 찍으랴 정신이 없다보니 뭐라고 했는지 다 잊어버렸다 ^^;;
어떤 형제가 한 사람은 돛이 되고, 다른 사람은 배가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얼핏했었는데, 이곳에 올라가면 그 돛이 아주 커다란 크기를 하고 옆으로 누워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절벽아래 멋진 풍경에 매료되어 과연 누가 돛을 눈여겨볼지는 모르겠다.
내려오는 길에 버스 부근에 희야가 좋아하는 뉴비틀 자동차가 있어서 한컷 찍어봤다. 희야가 제일 좋아하는 자동차인데, 호주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행 틈틈히 관광이외에 사진을 찍는 즐거움도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 더들리페이지 공원


다시 버스를 타고 약간 비탈길을 올라왔다. 버스에서 내려서 잔디밭으로 들어오긴 했는데, 잔디와 몇그루의 나무, 그네 비슷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썰렁할 정도로 말이다. 날씨도 춥고 바람도 많이 부는데 여길 왜 왔나 싶었다. 잔디밭을 좀 걸어 들어갔다. 저 멀리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보인다. 조금씩 걸어들어갈수록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곳에서 시드니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옛날 이곳은 더들리페이지라는 사람의 사유지였는데, 전망이 너무나 좋아 혼자 보기엔 아까워서 시드니시에다 기부를 했다고 한다. 정말 그 말에 조금의 의심도 들지 않을 정도로 시드니 전체가 한폭의 그림처럼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오페라 하우스가 가운데 자리잡고 오른쪽으로 하버브릿지가 걸쳐져 있으며, 가운데는 파란 바다가 햇살에 반짝거리고 있고, 아래와 양측면에는 빨간지붕과 푸른나무들이 우거져있다. 그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 바로 여기 더들리페이지 공원이었던 것이다.


▨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 (Mrs. Macquarie's Point)


높은 지대에서 내려와 평길을 제법 달렸다. 중간중간에 동상이나 건물 등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는데, 지나가면서 슬쩍 보고 지나가는 정도인데다 간단한 유래 정도만 듣다보니 귀에 들어올리는 없었다. 그렇게 10여분을 달린 후에 도착한 곳이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이다.
물론 이곳도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가꿔진 정도로 치자면 더들리페이지 공원보다 잔디도 충분히 많고 나무도 많다. 비록 지대가 낮긴 하지만, 바로 앞에 있는 바다위로 유람선이 다니고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오페라 하우스나 시드니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충분히 찍었더라도 이곳에서도 충분하게 사진찍기를 권하고 싶다.
정말정말 사진촬영하기에 멋진 곳이기 때문이다. 비록 먹거리나 놀거리는 별로 없지만, 사진촬영을 하러 오는 사람으로 항상 붐빌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


시드니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오페라 하우스이다. 처음 지어질 당시에 "앞으로 50년간은 이보다 더 멋진 건축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단다. 그게 30여년전이었다고 하니 앞으로도 10여년이 남은 셈이다.
오페라 하우스는 단지 유선형 지붕 때문에 유명한 것은 아니었다. 지붕의 특징 때문에 어디에서 바라보든지 해가 떠 있을 때면 항상 지붕 어딘가가 반짝거리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오페라 하우스는 땅위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바다위에 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오페라 하우스 앞의 계단에 올라서면 아래위로 약간씩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야말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어우러진 건축물인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것이기에 시드니 어디에서보다도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오페라 하우스 앞에 있는 노천까페에서 카푸치노 한잔과 함께 바닷바람을 쐬며 휴식을 취했다. 조금은 뜨거운 햇살과 지친 다리도 쉴겸 해서... 그런데 그 까페 바로 앞이 바다이고, 또 하버브릿지와 거기에 이어지는 시드니 시내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야경도 멋있지만 대낮의 시드니 내항도 정말 아름답다.


▨ 마지막 일정은 선상에서의 일몰과 함께...


즐거운 호주 허니문이 끝나는 순간이다. 오늘 밤 비행기로 호주를 떠나게 된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유람선에 올라서 저녁식사를 했다. 입맛에 썩 맞진 않지만 그래도 쌀밥과 김치, 고기가 나오는 식사였다. 그래도 이 정도면 외국에서 맛보기 힘든 한식이라는 걸 알기에 제법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쯤에 배가 출발했다. 천천히 시드니 내항을 한바퀴도는 코스였다. 여기저기에서 요트와 보트들이 한가롭게 떠다니고, 유람선도 여러척 보인다. 바다 한 가운데는 벽돌로 만들어진 조그만 성같은 것도 보였다. 옛날에 감옥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그 옛날에 바다 가운데다 건물을 지었다는게 참 신기할 정도로 물에 떠 있는 듯 보인다.
배가 반환점을 돌아서 원래 있던 자리로 뱃머리를 돌리자 바람이 아주 세게 불었다. 아마 저녁이라 그런 듯 했다. 하지만 강한 바람 맞으면서 배 위에서 바다구경을 하는 것도 좀처럼 맛보기 힘든 재미일 것이다. 머리 위로 하버브릿지 다리가 지나가고 눈 아래 보트가 지나가고 한쪽에선 갈매기가 날고 있는 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면, 찬 바닷바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절반이상을 달려 처음 자리로 도착할 무렵이 되는데도 해는 지질 않았다. 원래 배에서 시드니 야경을 구경하는 코스였는데 마침 해가 길어진 때라 나중에 시드니 공항에 도착할 때 쯤에야 어둑어둑해질 정도였다. 그래도 다행히 어젯밤에 시드니 야경을 구경한 터라 아쉬움이 좀 덜 했던 것 같다.

▨ 아쉬운 신혼여행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배에서 내린 후, 다시 차를 타고 지는 해를 뒤로하며 공항으로 달렸다.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일행 모두가 아쉬움이 가득한 한숨만을 내쉬었다. 신혼여행을 다시 오고 싶다라고 한다라면 우습긴 하지만, 아무튼 호주여행을 다시 한번 즐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또 다른 못가본 곳들을 찾아서 여행을 가긴 하겠지만, 호주가 언제라도 다시 한번 찾고 싶은 곳임은 분명하다. 비록 새벽에 일어나서 밤늦게야 잠드는 강행군(?)의 연속인 신혼여행이었지만, 사랑하는 나의 아내와 함께 또래의 젊은 부부들과 어울려 아름다운 호주를 여행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고 기쁜 일일 것이다. 느긋하게 해변이나 풀장에서 즐기는 여유로움은 다른 휴가 때 언제라도 가능하지 않은가.

결혼식도 끝났고, 신혼여행도 끝났다. 철없는 소년과 소녀의 시절도 끝났다. 그렇지만 이제부터 새로운 출발이다. 새내기 남편과 아내로서, 그리고 사위와 며느리로서, 엄마와 아빠로서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비행기 창가로 바라보이는 저 멀리 수평선 끝자락에서 조금씩 고개를 드는 태양처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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