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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딸기축제

2009/09/16 23:28 | Posted by 찬이
2005.04.04
길드 첫 오프 겸 여행

희야와 함께 많이 즐겼던 온라인 게임인 라그나로크를 하면서 알게된 길드원들이 있다. 그 중에 공교롭게도 커플들끼리(고의가 아님;;) 논산 딸기축제에 참가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러한 행사가 있는지 조차도 몰랐다. 오월씨(오월이)의 소개로 논산 딸기축제 참가신청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고, 그래서 네 커플이 가기로 결정이 되었었다. 물론 뒤늦게 한 커플이 못오게 되었지만 말이다.



비오는 날의 소풍


비가 올듯 말듯한 날씨였다. 그러나 모두가 약속을 잡았고, 더군다나 이 날을 위해서 희야가 부산에서 구미까지 올라와 있었기에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당일날 아침, 다행히 비가 오진 않았다. 희야는 전날 준비해놓은 김밥재료로 새벽부터 일어나서 김밥을 준비하고, 나는 열심히 시식(?)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무튼 든든하게 챙겨먹고 김밥이며 유부초밥까지 준비해서 드디어 출발했다.


첫 만남


논산까지가려면 구미역에서는 바로 가는 열차가 없었다. 구미에서 신탄진까지 올라간 다음에 다시 신탄진에서 논산으로 내려오는 열차로 갈아타야 했다. 서울에서 이때 갈아타게 되는 열차를 서울에서 오는 일행들과 같은 칸으로 표를 끊어서 역안에서 처음 만나는 것으로 계획되었었다.
비는 오지 않지만 아주 흐리고 습하며 쌀쌀한 날씨속에 신탄진에서 논산으로 가는 무궁화 열차에 올라탔다. 다른 일행들은 이미 우리 홈페이지에 들러서 사진을 본 탓인지 우리들을 쉽게 알아보는 듯 했다. 물론 나도 일행 중 일부는 사진을 통해서 본 적이 있는지라 어색함 가운데서도 어렵지 않게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

우리와 서울 일행과는 같은 칸이지만 조금 떨어져있었던 관계로 남자들 셋이서 객차사이에 있는 곳으로 나가서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이번 모임의 주축들이었으며 온라인 상에서도 항상 자주 만나던 사이였기에 할 얘기도 많았나보다.
시끄러운 열차소리속에서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논산역에 다다랐다.


우왕좌왕~ 딸기축제는 어디갔어~

논산역에서 나오자 택시 기사분들이 어디까지가냐며 호객행위(?)를 했다. 모두들 도시에서 험한 꼴 많이 보며 살아온 사람들이다보니 오히려 거부감에 자리부터 피했다. 그러다가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서 택시를 타는게 나을거란 얘기를 듣고서야 택시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일행이 6명이다보니 두대로 나눠서 가야했다. 아무튼 딸기축제하는 곳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각 택시에 나눠탔다.

"아저씨, 딸기축제하는 곳으로 가주세요"
"딸기축제요? 딸기체험하는 곳 말입니까"

택시를 타고 오다보니 '딸기수확체험'이라는 배너도 걸려있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잘 찾아오는 듯 했다. 그러다가 행사 주차장이 있는 곳에 내리게 되었는데, 다른 택시로 출발한 오월씨 일행은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는 잠시후 전화가 왔다.

"은빛님(나의 캐릭명 -_-), 도착하셨어요...? 뭔가 좀 이상한데요. 축제 취소됐나?"
"저희도 도착해는데요. 어디 계시는데요."
"아 그래요? 저희는 둑 있는 곳에 있어요. 앞에 축구장 골대도 있고. 은빛님은 어디세요?"
"예...? 축구장이요???"


희야와 함께 주변을 아무리 두리번 거려봐도 보이는 건 넓게 뻗은 논밭뿐이다. 옆에 있던 행사주차장 안내자분께 오월씨 얘기를 했더니 아마 행사장으로 갔나보다라고 했다. 딸기축제이긴 한데 실제 축제날은 그 다음주 주말에 열리고 그 전에는 딸기체험행사를 하는데 우리가 온 곳은 딸기체험행사장이고 오월씨가 간 곳은 다음 주에 행사가 열리는 행사장인 것이다.
그제서야 뒤늦게 다시 출발한 오월씨가 잠시 후 전화가 왔다.

"은빛님, 저희 도착했어요. 어디세요?"
"아까 거긴데요. 딸기수확체험장 입구쪽 주차장이요."
"어? 우리도 주차장인데..."

땀이 삐질...;;; 행사장 앞에는 왕복 2차선 도로인데다 우리가 서 있던 곳에서는 더 이상 안으로 차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못봤을리가 없다.
다시 그곳 주변에 대해서 물어보자, 대충 우리가 보이는 곳과 비슷한 듯 했다. 알고보니 택시를 타고 이번에는 행사장 뒷쪽편 좁은 콘크리트 길로 들어온 것이다. 우리는 체험장 앞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뭐 아무튼 결국 만나긴 만났다. 진이 좀 빠져서 그렇지~ ㅠ.ㅠ


말 그대로 딸기수확체험


처음에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TV에서 보듯이 동네사람들 다 나와서 천막치고 음식도 팔고 특산품도 파는, 그러한 장터에서의 축제같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보니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수도 없이 많은 비닐하우스와 바닥까지 내려앉아있는 듯한 검은 먹구름이 전부였다.


체험장 안으로 들어가자 체험장 입장권을 구입하는 곳이 있었고 거기서 딸기를 딸 때 주의할 점들에 대해서 잠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딸기를 따서 담아올 수 있는 통은 추가로 돈을 내야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은 체험장 온다고 해서 적은 돈으로 실컷 딸기를 먹는다라기보다는 그냥 제 돈 내고 셀프로 딸기 따먹는다는 정도인 듯 싶었다.

개방하는 비닐하우스도 그리 많지 않았다. 몇개만 개방되어 있었는데, 어떤 동에는 빨간 딸기는 거의 없는 곳도 있었다. 몇차례 사람들의 항의가 좀 있자 추가로 다른 비닐하우스를 개방해주었다. 물론 그런 곳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들어가고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안에서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다.
사람이 조금 적은 듯 하면서 딸기가 적당히 남아있는 곳을 정해서 모두 같이 들어갔다. 딸기를 상하지 않게 잘 따면 "뽁~"하는 명쾌한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소리가 재미있기도 하고 잘 따고 있다라는 뿌듯함에 기쁘기도 하다.

체험장에서 직접 딸기를 따 먹으면 참 신선하다라는 느낌이 든다. 딸기는 무척이나 잘 상하기 때문에 도시에서 사 먹을 때는 이런 맛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유기농이고 천적을 이용해서 해충을 잡다보니 딸기에 다른 벌레가 있거나 혹은 상한 흔적은 전혀 안보였다. 그래서 신선해보이는 딸기를 눈앞에서 직접 따서 바로 먹는 맛은 일품이다.


딸기로 배 채워봤니?


정말 딸기를 무지 먹은 듯 하다. 새벽에 간단하게 집에서 김밥을 몇개 먹은 이후로 점심 때까지 먹은 거라곤 딸기 뿐이었다. 그런데 배가 부른 정도가 아니라 딸기를 따느라 허리를 숙이면 목구멍으로 딸기즙이 흘러나오려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손에는 딸기를 가득 담아서 뚜껑이 닫히지도 않는 통을 들고 있고 말이다.


이제 어디가서 좀 쉬면서 점심이나 먹자며 비닐하우스 바깥으로 나왔다. 쉴만한 곳을 찾아 두리번 거리자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께서 근처에 있는 빈 비닐하우스를 알려주셨다. 그냥 딸기밭이다보니 식사하는 사람을 위해서 별도로 준비된 시설같은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몇발자국 걷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발걸음을 재촉해서 비닐하우스로 들어갔는데 아직 이랑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러한 비닐하우스였다. 깔고 앉을 만한 것이 없나 찾던 도중 비닐하우스 구석에 있는 종이박스들을 몇개 꺼내서 깔고는 둘러앉았다.

각자의 도시락을 꺼냈다. 김밥집에서 사온 김밥과 삶아온 달걀 한판, 튀김들도 맛있었지만, 희야가 직접 만든 유부초밥과 김밥이 인기가 좋았다. 내가 열심히 깐 메추리알도... ^^;;
딸기를 그렇게 먹고도 또 더 먹어지긴 먹어지나보다. 그 많던 걸 거의 다 먹었다.김밥만으로도 6인분은 되었을텐데.


시간은 남았지만 할일이 없어서 그만...;;


말그대로 딸기수확체험인데다 딸기는 배부르게 먹었고, 딸기통에도 가득 담아온터라 더 이상 할 일은 없었다. 모두 논밭인데다 비가 와서 땅도 젖어있어서 놀 수도 없고.

비닐하우스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비가 그쳤다. 안그래도 쌀쌀했던 날씨가 더욱 추워지다보니 일단 기차역으로 가서 그 근처에서 놀다가 헤어지기로 하고는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했다.
가던 도중에 농가에서 수확한 딸기들을 포장하는 곳이 있어서 그곳에 직접 들어가서 스티로폼 한 박스를 샀다. 회사 팀원들에게 딸기를 사간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그냥 손으로 들고가야한다는게 걱정되긴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딸기가 많이 상하겠지만...;;

아무래도 시골은 시골인가보다.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지나갈 생각을 안한다. 지붕이 있는 버스정류장이었기에 바람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다. 이런 저런 게임 얘기와 결혼 얘기를 하느라 그리 지루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40 여분은 기다린 듯 하다.



마지막 게임 이벤트


버스를 타고 기차역에 내린다고 내렸지만, 누군가가 다왔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후다닥 내린 덕분에 몇 정거장을 덜 가서 내리는 덕분에 또 한참을 걸었다. 오늘은 일정이 안바빴기에 다행이지 어찌나 일이 안풀리는지 ^^

논산역 화장실에서 컨디션조절(?)을 한 후, 기차시각까지 게임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골이라 무시했더만 역앞 게임방은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도로에 지나다니는 사람보다 몇배는 더 많은 사람이 게임방에 몰려있었다. 덕분에 20여분을 더 헤맨 끝에 다른 게임방을 찾아야 했지만 말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면서 사람들과 친해지면 가장 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직접 만나서 함께 밥도 먹고 얘기를 나누며 게임을 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딸기수확체험이라는 기상천외한(흐흐..) 이벤트도 좋았지만, PC방에서의 깔끔한 마무리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날 모인 사람 모두가 철없는 나이는 지났기에 이미 게임은 여가시간을 이용한 일종의 취미활동이자 동호회 활동 정도이다. 그렇기에 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얘기를 나눌 수 있게 해주었다는 의미에서 우리 길드는 게임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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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하나'라는게 유명하다던데...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오후 비행기로 떠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제 일행들과 친해질만 한데, 그리고 아직 떠날 마음의 준비도 안되었는데...

아침부터 찾은 곳은 움막집이 많은 곳이었다. 곳곳에서 온천이 나오다보니 길을 가다보면 돌틈새로 수증기가 새어나오는 곳이 종종 보일 정도다. 그래서 가정마다 움막형태로 된 가족탕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움막형태의 가족탕을 여러채 지어서 영업을 하는 곳을 찾아갔는데, 가족탕 내부는 손님들이 쓰고 있어서 구경을 못하고, 그 부근만 구경을 하게 되었다.
유황을 이용한 여러가지 제품도 있었다. 아마 체내독소제거나 살균 등의 기능이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냄새는 여전히 화산 분화구에서 맡았던 꾸리꾸리한 냄새였다. 하지만 '유노하나'라는 제품은 정말 인기가 좋다고 한다. 유황을 상품화한 것인데, 일반가정에서 온천의 약효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하여 많이들 사간다고 했다. 물론 우리는 아무것도 안샀다 ^^;;

바다지옥, 불지옥... 지옥구경을 떠나자
일본에는 지옥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한다. 몇개였더라 7개였나 8개였나... 아무튼 그 중에서 바다지옥과 불지옥이라는 곳을 찾았다. 둘다 뜨거운 온천물이 솟아나는 곳인데, 그 빛이 파란 바다빛깔이라서 바다지옥, 불같은 붉은색이라 불지옥이라 불린다고 한다.
안그래도 더운 날씬데 근처만 가도 뜨거운 수증기가 올라와서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아마 겨울에 놀러왔다면 더욱 더 인기좋은 코스가 되었을텐데 말이다.

학문의 신???
일본에는 신이 참 여러가지라고 한다. 마치 옛날의 토속신앙처럼 갖가지 종류의 신들이 있어서 존재조차도 잘 모르는 신도 많고 말이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다는 신사를 찾았다. 신사라는 것에 대해서 참 안좋은 기억이 많은 우리나라이기에 못마땅하긴 했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그저 학업, 학문을 관장하는 신이라고 하지 별 문제삼고 싶진 않았다.
일본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우리나라처럼 대입시험과 취업시험이 큰 걱정거리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는 시험을 잘 치룰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러 수많은 사람들이 온다고 한다.
갖가지 부적이나 나무로된 명패같은 것을 파는데, 이 명패에 소원과 이름을 적어서 명패를 거는 곳에다 걸어두면 된다는데, 한개당 500엔 정도였던 것 같다. 일본어를 몰라서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을 들었는데, 학교시험, 대학시험, 취업 등을 기원하는 문구들을 애교있는 말까지 섞어가며 적은 것들이었다.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순 없겠지만, 가능하면 그들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신사를 거의 빠져나오면 웬 소가 한마리 앉아 있다. 구리로 만든 듯 붉은색 금속성의 소 형태의 동상이다. 그리고 군데군데 많이 닳은 흔적이 있다. 이 소가 수호신인지 아니면 영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자신의 머리가 좋아지고, 몸을 쓰다듬으면 몸이 튼튼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손이 닳도록 만지고 사진도 찍고 지나간다. 햇볕을 받아서인지 손을 갖다대기가 힘들 정도로 뜨거웠지만, 사진 핑계삼아 가서 스윽~ 스윽~ 쓰다듬다가 이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더듬었다. 씨익~ ^___^

아사히 맥주라고 들어봤나

드디어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다. 후쿠오카 공항 바로 근처에 있는 아사히 맥주공장의 견학이 바로 그것이다. 아사히 맥주라... 나는 그리 낯설진 않지만 그렇다고 뚜렷히 들어본 기억은 없는 그런 맥주 이름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가장 큰 맥주회사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생산공장이 없지만,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에 생산 공장 및 영업점이 있는 대기업이기도 하다.

견학이라고는 하지만 맥주를 만드는 공정을 사진과 도표로 잠깐 보면서 설명듣고, 그리고는 창문을 통해서 공장내부를 한번 들여다보는게 전부였다. 공장견학을 해본 적은 거의 없지만, 뉴스 등의 TV나 백과사전 등에서 쉽게 보아왔던 전경이라 신기해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다들 불평불만없이 열심히 따라온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제사가 아닌 제삿밥에 관심이 더 있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맥주공장 견학기념으로 시식회가 있는데, 생맥주를 무한정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야하는 이유에서였는지 아니면 안주가 새우깡이라 그랬는지(우리나라 새우깡을 수입한 일본포장제품) 그리 많이 마시는 것 같진 않았다. 나도 그런 마음이긴 했지만, 그래도 300cc 두잔은 마신 것 같다. 온도도 맛도 시원스러웠기에 한번에 거의 한잔을 다 마셔버릴 정도였다. 하지만 자제는 필수~~ ^^;;
희야는 아까 제조공정 설명해준 일본인 가이드가 귀엽고 예쁘게 생겼다고 여러번 얘기했다. 하지만 난 동의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더 예쁘고 귀여운 여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희야보다 못하겠지만~ [으윽...코가 길어져 ;;]

아쉬움이 많았던 여행
신혼여행을 다녀온지 8개월만의 해외여행이었다. 둘다 해외여행이 처음이라 신혼여행때는 미처 준비하지 못해서 아쉬웠던 것들도 많았다. 이번 여행때는 그런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려 애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더 컸다.

신혼여행때도 이번처럼 우리가 제일 어린 편에 속했지만, 그래도 20대 후반, 30대 초반들이라 마음도 잘 맞고 모두가 두명씩이다보니 서로 사진찍어주고 부탁하는게 처음부터 참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도 줄곧 얘기하고 떠들고 함께 다니고, 저녁이면 모여서 맥주도 한잔하고...
이번엔 나이많은 어르신들도 계셔서 그렇게까진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모두가 사람인데 서로 얘기나누고 사진찍어주고 칭찬하며 지내는게 싫을리가 있겠는가. 어쩌면 자유관광하는 시간이 많아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자유시간이 많다는 점이 처음엔 참 좋았지만, 서먹서먹한 상태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각자 따로 흩어져버린다는 맹점도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가족단위로 4명 혹은 5명 식구인 팀도 있다보니 그들은 스스로 울타리를 쳐버리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나마 마지막 밤에 고추장을 바른 불고기와 팩소주를 나누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어 다행이다. 그래도 그 덕에 말문이라도 좀 텄으니 말이다. 그 분들이랑 다시 한번 더 여행길에서 만난다면 좀 더 가까워질려나?
아무튼 즐겁고 재미나고 많은 것을 본 여행이었지만, 반면에 함께 여행다닌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지 못한게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꼭 챙기길 추천하는 물품들

커피믹스 : 호텔에는 뜨거운 물이 비치되어 있어 아침 저녁으로 손쉽게 타먹을 수 있다. 외국에 나가면 가격도 엄청 비싸지만, 대부분 원두커피라서 밀크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커피믹스를 챙겨나갈 것을 추천한다. 초이스 커피믹스 20개들이 한통가격이나 외국가서 자판기 커피한잔 가격이나 별 차이 안난다.

생수와 음료수 : 우리나라보다 조금이라도 선진국이라 생각된다면, 생수와 음료수를 가방에 충분히 챙겨가길 권한다. 생수는 가격이 4배 정도, 음료수도 최소 2배 이상 비싸다. 어차피 여행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올 선물을 위해 공간이 조금 넉넉해야 하는데, 거기다 충분히 사서 넣어가면 된다.

컵라면 : 하루하루 여행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을 때 출출할 때가 있다. 혹은 입맛이 맞지 않아서 얼마 먹지 못할 때도 종종 있다. 이럴 때는 얼큰한 컵라면이 정말 좋다. 이건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고, 한 사람당 한개나 두개정도면 충분하겠다.

손목시계 :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핸드폰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시계가 별 필요가 없어서 착용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핸드폰이 아니더라도 어느 가게에 들어가서라도 손쉽게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여행때는 다르다. 일단 대부분 핸드폰을 아용하지 않고 꺼둔다. 시계를 위해서 켜놓는다면 로밍서비스를 받지 않는 이상엔 전파를 잡지못해서 밧데리가 엄청 빨리 닳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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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물건은 자신이 잘 챙겨야
하우스텐보스가 비록 일본에 있는 것이긴 하지만, 거기에선 일본문화를 거의 느낄 수가 없다. 오히려 거의 모든 것이 유럽문화속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고, 단지 각각의 위치에 있는 일본인 도우미들이 있을 뿐이다.

하우스텐보스 내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에 다음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일행중 아저씨 한분이 배탈이 나서 화장실에서 너무 오랫동안 계시다가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과 길이 엇갈려서 찾느라, 한 가족은 여권든 가방을 셔틀버스에 두고 내려서 그것 찾느라 시간이 적지않게 지체되었다. 그래도 우리 일행은 다행인 것이, 다른 일행 중 한명은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렸는데 어디로 갔는지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몰라서 무작장 기다리고만 있었다.
일본여행중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은 대부분 도난이 아니라 자신의 부주의 때문이라고 한다. 핸드캐리어만 하더라도 거의 한사람에 한개씩일 정도로 많다보니 자신이 신경쓰지 않으면 가방을 언제 어디다 두고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행히 우리 일행이 잃어버렸던 여권이 든 작은 가방은 하우스텐보스 내부의 호텔과 바깥 버스정류장과의 가까운 거리를 왕복하는 버스라 금방 찾긴 했지만 말이다.

다 같이 돌자, 규수 한바퀴 ?!?!
하우스텐보스를 떠나서 거의 오전내내 버스를 달렸던 것 같다. 제법 먼 거리이 엤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나는 일본은 물론 이곳 규수 지방에서 대해서도 거의 모른다. 다른 일행들은 어설프게나마 일본어를 하는 사람도 있고, 지도를 펴보며 대략적인 위치 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 얘기를 들어보니, 이번 여행은 참 쉽지 않은 코스를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왜냐하면 규수 섬을 전체로 봤을 때, 우리가 도착한 곳인 후쿠오카가 북쪽에 위치하고, 하우스텐보스는 서쪽, 이번에 가는 유적지는 남쪽, 그리고 내일 가게 되는 곳은 동쪽, 그리고 나서 다시 북쪽으로 가서 공항으로 가게 되는 이른바 규수 일주인 셈이기 때문이다.
3박 4일이라는 길지도 않은 일정이라 돌아가는 큰 길보다는 좁지만 산고개를 넘어가는 지름길을 택해서 달리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도 했었다. 어쩐지 차를 오랫동안 타길래 이상하다 생각이 들긴 했었다. 사실 우리는 이번 여행을 자유여행으로 할까 생각했었는데 만약 그렇게 했더라면 3박 4일 동안 ( 실제 관광은 2박 반나절 ) 규수 곳곳에 흩어진 곳을 다녀올 수 있었을까 싶기도 했다.

썩을 놈의 구마모토 성!!!
한참 버스를 달려 점심 무렵이 다 되어 도착한 곳은 일본의 어느 한 성이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장군들이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성을 쌓기도 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 아주 견고하게 지어진 성이 있어 그곳을 방문했다.
이 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함께 우리나라 침공을 지휘한 가토 기요마사가 우리나라의 축성술을 배워서 약 7년간에 걸친 공사끝에 지어졌다고 한다. 성벽의 모양이 조금 특이한데, 면이 곧은 직선이 아니라 활처럼 휘어진 형태였다. 가이드 얘기로는 모양이 그렇게 활처럼 휘어진 모양이라 아랫부분은 완만하게 되어 있지만 윗쪽은 휘어진 모양이라 기어오를 수 없게 되어있어 난공불락의 요새였다고 한다. 게다가 그 규모도 엄청나게 커서 성문만 하더라도 29개, 전쟁시를 위한 우물이 120개나 있을 정도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침략한 그 장본인들이 만든 성이라고 하니, 기름붓고 불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무리 잘 만들고 멋진 성이지만, 안그래도 더운 여름날 몸에 열이 가득한데, 우리나라의 침략자들이 만든 것을 보고 있노라면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듯 했다.

활화산에 가본 적 있는 사람?
제주도가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 섬이라고 하더라도 한라산은 휴화산이다. 솔직히 여기저기 멀리 여행가기도 쉽지 않고, 여행가더라도 배나 비행기타고 제주도까지 가기도 쉽지 않고, 제주도 가더라도 해변에서만 놀지 높은 한라산 꼭대기까진 잘 가지 않는다. 올라가더라도 휴화산의 모습이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도 볼 수 없는 활화산을 찾은 것이다.

활화산이 있기에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 불행이 될지, 그걸 관광자원으로 삼아서 관람과 온천욕으로 돈을 벌게 해주는 행운이 될지는 나로선 결론을 못 내리겠다. 하지만 끊임없이 많은 사람이 찾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산중턱에 오르자 가로로 길게 늘어선 건물과 넓은 주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간만에 입맛에 맞는 야채와 고기반찬의 뷔페를 먹었다. 게다가 시원한 얼음물까지 실컷 마실 수 있었는데, 돈 아낀다고 음료수도 거의 안사먹고 호텔에서 만들어온 미지근한 녹차만 홀짝홀짝 마시고 있었던 우리에겐 정말 반가운 점심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태풍이 남기고간 구름들 때문에 간간히 이렇게 가랑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하루에도 두세번씩은 반복되는 것이라 그리 신경쓰이진 않았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우리에겐 유리한 조건이 되어준다고 가이드가 얘기했다.
활화산에서 유황가스가 계속 나오는데, 때에 따라서 많이 나올수도 있고 적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유독가스라서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입산을 금지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의 방향이겠지만, 비가 오게 되면 아무래도 활동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 일행은 버스에 올랐는데, 다른 사람들은 걸어서 어디론가 가는 것이다. 케이블카 같은 것인데 그 사람들은 그걸 타고 올라간다고 한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20인승 가량의 작은 버스라서 분화구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도로를 올라갈 수 있지만, 대형버스는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그런데 그 가격이 정확힌 모르겠지만, 제법 비싸기 때문에 내려올 때는 걸어내려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케이블카 타는 재미야 있겠지만, 비싸서 걸어내려올 정도라면... ^^;;

이런 것까지 생각을 해서 작은 버스를 마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냥 편하게 앉아서 꼭대기에 도착한 우리는 아니나 다를까 메스꺼운 황 냄새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 독하진 않았지만 썩 기분좋은 냄새는 아니었다.
활화산인만큼 꼭대기 분화구에서는 계속적으로 유황가스가 뿜어져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수증기도 계속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저 아래 분화구 바닥에는 누런 색과 황토색이 섞인 물같은 것이 고여 있고, 주변의 벽들은 대부분 검은 화산재로 덮여 있었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현재의 바람 방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잠자리채 모양의 풍향계와 갑자기 바람이 바뀌었을 때 대비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에 지어진 간이 대피소였다. 옛날에 어떤 외국인이 유황가스 때문에 사망한 사건이 있은 이후로 준비된 것들이라 한다.

오늘의 마지막, 원숭이 공연

자연속에 살고 있는 야생 원숭이를 구경하러 가는 것이 원래 일정이었고, 이런 원숭이 공연을 보는 일정은 없었다. 이슬비 정도였지만 비도 조금씩 내리는데다, 야생 원숭이는 말 그대로 야생에 그대로 있기 때문에 원숭이가 있는 산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20여분은 걸어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올라가더라도 원숭이가 줄지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보긴 힘들고 말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가이드가 제안을 했다. 지금 상황에서 야생원숭이를 보는건 별로 일 것 같은데, 원숭이 공연을 보는 건 어떻겠냐고. 물어보나마나 만장일치로 찬성 -_-;;

희야는 TV에서 봤던 일본원숭이학교 공연을 생각했었나보다. 나도 내심 그러길 바랬지만, 그렇진 않고 원숭이와 조련사가 1:1로 나와서 공연을 하는 것 정도였다. 경력이 있는 조금 큰 원숭이가 처음에 나오고, 아직 연습중인 작은 원숭이가 나왔다가, 그 다음엔 처음에 나왔던 그 원숭이가 또 다른 재주를 보여주는 것으로 공연은 끝이 난다.
그리 화려한 공연은 아니었지만, 눈 앞에서 재주부리는 원숭이들과 조련사의 재치에 다들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주인공 원숭이와 간단히 악수도 했다.
눈 마주치면 적대감을 가진다는 말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손만 내미는 희야~ 그러면서도 사진은 찍으라고~~ ^^;;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
우리가 묵을 새로운 호텔이 있는 부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고기뷔페집으로 갔다. 돼지고기라면 사죽을 못쓰는 희야의 눈이 사정없이 똥그래질 정도로 반가운 소식이었다. 고기뷔페라고 해봤자 고기종류가 수십가지가 되는 것은 아니니 막상 가보면 돼지고기, 오리고기, 쇠고기, 혹은 양고기 정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기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
우리 일행중 부모님 나이보다 조금 더 드신 부부분께서 물건을 내놓으셨다. 바로 고추장과 팩소주였다. ㅎㅎ 일본에서는 소주가 위스키값 정도로 비싸고, 고추장같은건 구경도 하기 힘든 음식이다. 고기는 어느새 고추장 불고기가 되어 불판위에서 지글지글거리고, 아저씨들이랑 간단하게나마 주거니 받거나 하는 소주한잔은 정말 꿀맛이었다.

고기맛도 고기맛이지만, 신혼여행때와는 달리 세대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일행들이라 계속 서먹서먹하고 얘기할 기회도 없었는데 이번 저녁식사 자리에서 꽤나 재미있게 얘기도 나누고 웃고 떠든 것 같아 속이 후련했다. 그 기분이란 참 묘한 것이었다.신혼여행때는 여행 출발때부터 약속이나 한 듯이 물건도 빌려주고 받고 서로 사진찍어주고 난리였는데, 이번 여행은 삼촌뻘, 혹은 할아버지뻘인 분도 계시는데다 자유관광시간도 적지 않아서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생 처음하는 온천욕, 그것도 노천온천욕
호텔에서 짐을 풀고 온천욕을 하러 가기 위해서 유카타라는 일본옷으로 갈아입었다. 여기에 있는 온천은 투숙객 이외에도 올 수 있기 때문에 유카타를 입으면 투숙객으로 생각하고 요금을 받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들어간 호텔에는 온천이 3~4개나 딸린 곳이었다. 그 중에 한 곳은 노천전용인데 자정부터 새벽까지만 여는 곳이라 갈 수가 없었고, 크기가 가장 큰 온천으로 가기로 했다. 일본에 처음 도착한 날에 묵었던 호텔에도 스파 시설이 있었는데, 가족탕 같은 것 없이 따로따로 가야하는데다 갔다온 사람들이 그냥 대중목욕탕 같다고만 해서 가질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식으로 온천욕이라고 하니까 필히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진 한컷 찍고 온천으로 향했다.

여기는 커다란 건물 세개 동이 이어져 있는데, 우리 호텔방과 온천과는 극과 극의 위치에 있어서 거기까지 걸어가는데만 7~8여분이 걸린 듯 하다. 아무튼 목욕할 것도 아니고 그냥 몸만 담궜다가 올 예정으로 대략 40~50분 뒤인 약속시간을 정한 뒤에 들어갔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한국의 대중목욕탕같은 사우나 정도인 것 같았다. 그래도 몸을 담그는 탕은 아주 컸고 기분탓인지 일반 목욕탕에서의 느낌과는 좀 다른 듯 했다. 5분 정도 몸을 담그고 있다보니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두리번 거리기도 했다. 아까 들어올때 벽이 온통 투명유리여서 순간 놀랬었기에 바깥에 있는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파악하고 탕에서 일어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다 그 유리벽에 달려 있는 유리문을 열고 남자가 들락날락거리기에 나도 비상용(?)으로 수건을 한장들고 조심스레 그 문을 열었다.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보름달처럼 둥근 달과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 것 같은 별빛들이었다.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몸이 젖어서였는지 순간 서늘한 느낌이 들었지만, 유리문 밖으로 나오자 그곳에는 안쪽보다 몇 배나 큰 온천탕이 있었다. 바깥이긴 하지만 여러 칸으로 나뉜 탕들 중에는 엄청 뜨거운 곳도, 미지근한 곳도 있었다.
용기가 생긴 나는 점점 바깥으로 나갔다. 이곳은 뱃부라고 하는 온천관광도시인데 그곳에서 야경이 모두 내려다보이는 것이었다. 약간은 높은 지대인 듯도 했고 온천이 있는 위치가 5층 높이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근처에 다른 호텔들도 많아서 좀 신경쓰이긴 했지만, 다행히 조명은 어두웠다. ^^;;

그 노천온천탕에는 탕속에 돌로된 침대도 있었다. 그곳에 누으면 머리만 빼고 대부분의 몸이 흐르는 따뜻한 온천물에 잠긴 상태로 하늘과 야경을 바라보며 동시에 시원한 밤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온천이란 것 자체를 평생 처음해보는 것이라서 온천에 대한 욕심같은 것은 없었다. 일본에서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까지 일부러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들어오게 된 노천온천. 하지만 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편안하고 즐거운 휴식공간이 되어준 것 같다. 수영복이라도 입고 희야랑 같이 온천에 눕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전에는 가족탕도 아닌 혼탕이라고 하면 변태스러운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이런 곳에서 희야를 두고 있자니 얼마나 아쉬운지 모른다. 이렇게 행복한 때에 옆에 없으니까 마음이 너무 허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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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관광 첫날이 시작되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호텔 로비에서 일행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나의 재촉에 화장도 바뿌게 하고 나온 희야는 가방에서 볼펜과 노트를 꺼내더니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갑에 있던 엔화 지폐랑 동전을 꺼내서 하나하나 세기 시작했다.
바로 가계부인 것이다. 쿠쿵~~!!!!! 평소엔 죽어라 적지 않는 가계부를 여행와서 적는 것이다. 한국에서 그동안 모아놨던 1엔 동전까지 주루룩~ 꺼내서는 하나하나 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좋아해야 할지 말려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이런 댄장, 18은행??
하우스텐보스 입구에서 우리를 가장 처음 반긴 것은, ATM기였다.
그 이름은 바로 십팔은행~~ ㅡ_ㅡ;;;
뭡니까 이게~~~~~

하우스텐보스 정찰기
입구에 들어서서 가장 처음한 것은 하우스텐보스내를 순환하는 보트를 타는 것이었다. 보트 이외에도 버스, 택시, 자전거 등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보트는 패스카드(자유이용권)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데다 운치도 있다 생각되었기 때문에 택하게 되었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운하를 따라서 약 10여분을 가서 내린 곳은 이곳에서 가장 높은 탑의 아래였다. 이 탑의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어서 대략적인 지리적 위치를 파악하기에 적격이었다. 물론 그냥 내려다만 봐서는 잘 모른다. 가이드맵이랑 매칭을 시켜가며 봐야한다. 건물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리...

태풍?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탑에서 내려와 이제 본격적으로 자유관광을 시작할 차례였다. 희야와 나는 다시 배를 타고 입구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하나둘씩 관람하기로 했다. 배를 타러 건물밖으로 나올 무렵,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태풍까지 예상하고 오지 않았는가. 망설이지 않고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들고 배에 올라탔다.
얼마지 않아서 입구에 다다랐고, 우산을 썼다가 접었다를 반복하며 구석구석의 꽃 한송이 나무 한그루가 있는 곳까지 찾아다녔다. 그러다 안내지도상에 표시된 곳 중 처음 도착한 곳은 "풍차 박물관"이란 곳이었다. 그 앞에서 사진 한컷 찍고 들어갔는데, 안은 너무 썰렁했다. 그냥 풍차 내부가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놓은게 다였다. 물레방아를 보듯이 말이다.
아무튼 우리는 입구에서부터 우산을 쓰고서 쫄레쫄레 걸어가기 시작했다. 일본사람처럼 생겼는데 한국말 잘하는 사람과 한국사람처럼 생겼는데 일본말 잘하는 사람들을 흘깃흘깃 보면서, 그리고 사진도 찍으면서 말이다.

태풍이 온다고는 했지만, 오히려 잔뜩 낀 구름에다 적당이 내린 빗물 덕분에 시원하기까지 했다. 더위 때문에 짜증내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태풍 덕분에 그리 덥지 않은 날씨여서 다행이었다.

기다리던 점심시간
그리 많이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12시가 넘어서 점심시간이 다되어갔다. 대부분의 관람실들이 촬영금지 장소이거나 혹은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사진도 얼마 못찍고 시간만 잔뜩 흘렀다. 슬슬 배가 고파져오자 우리 둘은 순환버스를 타고 식당가로 향했다. 정류장이 없어진 곳인지도 모르고 엉뚱한 곳까지 갔다오는 바람에 더더욱 늦어진 우리는 가려고 했던 식당가까지 가지 않고, 아까 전망대가 있던 탑 근처에 식당이 있던 것을 생각해내서는 그리로 갔다.
아무리 입맛이 안맞다고 하더라도, 여기까지 와서 한국식을 먹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햄버거나 피자도 물론이고. 전통 일본식 음식은 오늘 아침에 호텔에서 먹어본 결과 입맛에 너무 맞질 않아서 중화요리집으로 결정했다.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줄을 서야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다들 우리랑 생각이 비슷해서 그런가? 아무튼 메뉴를 고르기 위해서 모형으로 된 샘플을 담은 윈도우를 바라봤다. 메뉴는 짬뽕과 짬뽕셋트, 우동과 우동셋트 이렇게 네가지가 전부였다. 셋트메뉴는 초밥같이 생긴게 3개 정도 더 나오는 것일 뿐 똑같이 생겼다. 문제는 짬뽕이냐 우동이냐 하는 것인데, 둘다 하얀색이다. 우동은 아예 국물이 없고, 짬뽕은 국물은 있지만 하얀색이다. 고민하고 말것도 없었다. 우동하나 짬뽕하나...

처음엔 둘다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중화요리이니만큼 느끼함이 있을거란 생각은 했다. 그리고 하얀 짬뽕국물은 담백한 맛도 있을 것 같고 말이다. 절반쯤 먹었을까... 희야가 더 먹으면 토할 것 같다고 했다 -_-;;; 해물과 야채는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은근히 기름기가 줄줄 흐르는 것이... 한 그릇당 900엔, 한화로 9천원이나 되는 거금이었기에 아까워서 내가 다 먹어버렸다. 먹을만은 했지만, 또 먹고 싶진 않은 음식이다.
옛날 중국에서온 유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직접 해먹었던데서 유래된 음식이라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한국식 짬뽕에 길들여진 우리에겐 정말 '아니올시다'였다.

배도 채웠겠다, 사진 좀 찍자구
식당의 출구는 입구 반대편에 있었다. 시원한 에어콘 바람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생각에 순간 짜증이 밀려오는 듯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물위에 떠 있는 듯한 네덜란드풍의 건물들과 집앞으로 다니는 배가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고, 강바람인지 바닷바람인지 모를 시원한 바람이 내 옷 속으로 들어와 끈적한 땀내음을 모두 실어가버렸기 때문이다.

마침 바로 옆에는 비록 낡긴 했지만, 한국에서 보기 힘든 자동차가 한대가 있어서 차옆에서 사진 찍길 좋아하는 희야랑 서로 한컷씩 촬영도 했다. 배가 불러서 그런지 졸려서 그런지 바쁘게 움직이고 싶은 마음보다는 불어오는 바람을 마음껏 맞고 싶었다. 오늘 오전내내 그랬던 바쁜 걸음은 어디간데 없고, 한적한 시골길을 함께 걷는 마음으로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몇분간은 뚜렷한 목적지 없이 마냥 웃으며 걷기만 했다.

건물만 아름다운게 아니다

얼마쯤 걸었을까. 어떤 커다란 건물 옆으로 돌아서 그늘로 들어가자 또다른 낯선 풍경이 들어왔다. 오늘 줄곧 보아왔던 벽돌건물과 벽돌도로, 가로등과 나무, 잔디, 풍차... 그런 것들과는 다른 느낌의 아기자기한 정원이었다. 누구나 자신의 마당 조그만 한켠에 만들어 보고싶음직하게 말이다. 작은 키의 꽃과 풀들이 나무들 사이로 수북하게 나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는 나무나 철제로 만들어진 소품같은 것들도 자리잡고 있다.

자연의 경관이라 생각하면 분명 꾸며놓은 티가 난다. 하지만 숲을 흉내낸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싶어하는 자신만의 정원같은 느낌으로서는 만점을 주고 싶다. 크지 않은 공간에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조그만 정원 말이다.

이 나라의 궁전
여기 하우스텐보스는 하나의 나라라는 개념으로 지어졌고 운영된다고 한다. 물론 법적으로 그렇단 얘기는 아니지만, 출입하는 것을 입국, 출국한다고 표현한다. 마치 하나의 독립된 나라처럼 말이다. 그렇다보니 여기에도 왕족이 사는 궁전이 있다. (물론 실제로 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_-;;)

정원에서 나와 도로가 있는 쪽으로 나오다보면 바다와 운하가 연결되는 곳의 수문이 있고, 그 앞에서 순환버스를 타면 궁전입구까지 올 수 있다.
궁전입구에서 키큰 가로수와 잔디밭이 어우러진 길을 잠시 걷다보면 궁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 화려하진 않고 소박한 느낌은 들지만, 한눈에 궁전같은 느낌을 주기엔 충분한 듯 싶다.

궁전 내부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천정이 궁전꼭대기까지 달하는 방이다. 그곳에는 거대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30여명의 화가들이 4년여간 작업을 해서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벽이 평평한 것이 아니라 둥근데다 천정도 둥글고 높이도 20미터는 되어 보이는 곳이었다. 벽화라고 해서 고대벽화나 고풍스런 느낌은 아니었고, 고대와 현대의 전쟁모습을 묘사하는 듯 화염과 구축함, 말 등등이 난잡하게 섞여 있는 듯했다. 아쉽게도 촬영이 금지된 곳이라 그 작품을 담아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

궁전 내부를 한바퀴 돌고 나면, 마지막에 뒷뜰로 갈 수 있는 출구가 있다. 궁전에 들어오기 전에 상상해봄직한 화려한 정원이 바로 뒷뜰에 있었던 것이다. 하얀 자갈과 다듬어진 나무, 그리고 분수...

궁전을 나오다보니 정원이 거기 뿐만이 아니었다. 우리가 그냥 지나쳐갔던 앞뜰에도 정원이 있었던 것이다. 가로수가 나 있는 곧은 길 옆에 있는 키높은 나무로된 울타리 안쪽이어서 몰랐을 뿐, 그곳에도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자그마한 분수와 장미나무로 우거진 정원과 키보다 높은 울타리 나무들로 만들어진 미로모양의 정원도 있었다.

그곳에서 제법 긴 시간동안 사진도 찍고 얘기도 하면서 쉬고 있었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도 벽에 걸린 궁전내부 지도를 우연히 보게 되어 알수 있었을 정도이니 그것도 무리는 아닌 듯 싶다.

대낮부터 호텔로~~ 급하다 급해~~ ````

다른 곳들에 비해서 제법 오랫동안 궁전에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3시가 다 되어가자, 우리는 서둘러서 호텔로 향했다. 우리가 묵게 되는 호텔이 여기 하우스텐보스 안에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참 편했다.
아무튼 땀을 흘리며 부랴부랴 호텔로 향하면서도 중간중간에 보여지는 풍경에 사진 찰칵~~ 그리고는 또 급히 쫄레쫄레 호텔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기를 수차례, 시원한 에어콘이 빵빵한 호텔로비에 들어섰다. 오늘 오후 3시 30분 부터 호텔 체크인을 받아주기 때문에 이 시각에 모이기로 한 것이다. 키를 받아서 방으로 짐을 옮기러 들어가려다가 일행으로 부터 범선 얘기를 들었다. 직접 돈을 내려면 한사람당 5천엔인가, 1만엔인가? 암튼 이곳에서 제일 비싼 코스였다. 우리가 가진 패스(자유이용권)로 무료탑승이 가능한 것이기에 그걸 놓치긴 너무 아까워서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대충 짐정리하고는 바로 뛰어나왔다.
어째 대낮부터 호텔에 들어가게 되나 싶었다.

별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젤 비싼거 탔다 ^ㅇ^
범선의 마지막 승선시각이 얼마 남지 않아서 슬리퍼 신은 채로 땡볕아래를 10분 이상 뛰어간 듯 하다. 마지막 승선시각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약 25분 가량 항해한다고 하는데, 갑자기 구름까지 걷히면서 나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여객실 안으로 들어가면 에어콘이 나와서 시원하다고는 하지만, 거기는 조그만 창으로만 구경해야 하고, 여기까지 와서 배타는 의미도 없을 것 같아서 계속 갑판위에 있기로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크루즈호를 타고 배에서 식사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에 비해 썩 좋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그렇지만 바람이 너무 강하지도 않고, 갑판도 제법 넓어 의자가 많아 갑판위에서 바닷바람을 쐬며 관람하기엔 괜찮아보였다. 그리고 요즘의 흔한 여객선이 아니라, 마치 해적선처럼 여기저기 밧줄이 돛대로 걸쳐져 있고, 눈에 보이는 부분은 대부분 나무이거나 나무모양으로 꾸며져 여객선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따가운 햇살 때문이었는지 희야가 치마를 입고 약간 부주의한 모습이 보이자, 내가 버럭 한마디 해버렸다. 이런 날에 내가 짜증을 잘 내서 조심하려고 했지만, 완벽하게 자제는 아직 힘든가보다. 아무튼 그것 때문에 한동안 서먹서먹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배가 출발하면서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배에서 내릴 땐 손잡고 내렸던 것 같다.

대부분의 일정이 끝나가는 저녁무렵
여름이라 해가 길어서 그럴 뿐이지 저녁식사시간이 다 되어갔다. 배도 출출하고 해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해봤다. 점심때 먹은 짬뽕을 생각하면 그냥 햄버거나 피자를 사먹을까 싶었다. 그러다 우리가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 생각이 나서 호텔방에 들어가 그걸 먹기로 했다. 컵라면 먹고도 배고프면 그때가서 다른 것 사먹어도 되니까 말이다. 여기서의 컵라면은 그저 싸구려 간식이나 돈없을 때 끼니 때우기 위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매콤한 별미 음식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소주가 일본에서 위스키 대접을 받듯이 말이다. ^^;;
싸구려 컵라면을 정말 맛있게 잘 먹고 나서, 샤워를 한 후에 다시 밖으로 나왔다. 몸은 피곤하지만, 저녁에 있을 마지막 행사인 불꽃놀이가 있기 때문이다. 약 7분 정도 밖에 하지 않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헤매게 되면 행사는 순식간에 끝나버린다. 그렇지만 아직 시간도 한시간 남짓 남았고 해서 오늘 못돌아본 아케이드를 돌아보기로 했다. 물건 살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전혀 근처에도 안가고 오직 관광만 했었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주차해놓은 차가 보이면 냅다 달려가는 희야~~♡
나중엔 오히려 내가 나서서 "저기 가서 한번 서봐라~"
아무래도 조만간 희야의 자동차 화보집이 나오지 않을까 ㅡ,.ㅡ

이곳의 유일한 놀이기구, 회전목마

하우스텐보스는 일종의 테마공원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는 놀이동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실제로 놀이동산과는 다르지만, 그냥 별 생각없이 쉽게 표현하기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아무튼 여길 들어오면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집과 도로, 나무, 풍차, 운하 등이다. 수원지에도 바닷가에도 있는 놀이기구가 여긴 거의 없다.
아예 없는 줄 알았더니 그래도 아케이드 부근에 실내에다 만든 어린이를 위한 간단한 놀이기구 시설이 있긴 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회전목마가 있는데, 내가 본 기억으로는 놀이동산 느낌을 주는 놀이기구는 이것 하나 뿐인 것 같다. (어린이용 실내놀이기구 제외하고...)

회전목마는 유치해보여서 초등학교때도 안탔었는데, 보자마자 "저거 타자!!"라고 외치며 희야가 달려갔다. 거참~~~ "천국의 계단"이라도 찍으려고 그러나... 막상 타고나서 사진 찍느라 이래저래 하다보니 시간이 다 지나가서 멈췄버렸다. 타긴 탔는지도 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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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하게 일본이나 한번~ ^^*

호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지 9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해외출장도 아니고 해외여행을 또 가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그것도 1년도 되지 않아서 말이다. 결혼하면서 새로 만든 1년짜리 여행자금용 적금통장이 있긴 했지만, 정말 그걸 여행자금으로 쓰게 되었다. 와이프를 잘 둔 덕분에 ^^;;
그리 큰 돈은 아닐지라도, 그렇다고 적지도 않은 여행경비... 게다가 외환위기때보다도 더 심한 경제위기상황... 모든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과감하게 해외여행을 한번 더 떠나기로 했다. 주말부부에다 혼자서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희야가 기특하기도 하고, 아기가 생기고 나면 최소 수년 안에는 국내여행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돈이 더 들더라도 지금 다녀오지 않으면 한참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여행 안간다고 했음 어떻게 됐을까


여행출발하기 전날, 희야는 모자 3~4개를 꺼내서 이것저것 써보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몇개나 되는 반바지와 셔츠, 남방도 꺼내서 걸쳐보며 거울앞에서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어머니와 나를 번갈아보며 모자며 옷이며 써보고 입어보고는 "나 이뻐?"하고 물어보며 엉덩이까지 흔들며 흥얼거리는 희야... 과연 내가 일본가는걸 반대했더라면 어떡할뻔 했을까 싶을 정도로 신이나 보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가 더위를 잘타고 그럴때면 짜증을 잘 내기 때문에 이렇게 희야가 기대하는 여행을 망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첫날밤은 호텔에서


신혼여행때는 호주행 비행기가 오후 출발이어서, 비행기안에서 첫날밤을 보냈었다. 다행히도 가까운 일본이라 오후에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호텔에서 저녁식사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호텔내에 있는 '스파'는 그저그런 목욕탕 수준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남녀 따로 들어가야한다는 소리에 객실내 욕조에서 몸을 씻고나서 안마를 받으러 갔다. 물론 유료긴 했지만 2000엔 정도(한화 2만원)에 받을 수 있어서 부담도 적었다. 다리와 발을 맛사지를 받는 것이었는데, 받는 동안에는 조금 아픈느낌과 시원한 느낌이 같이 찾아왔지만, 다 끝내고 객실로 돌아올때는 날아갈듯 몸이 가벼웠다. 이왕이면 전신마사지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튼 맛사지를 끝내고 한결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객실로 돌아온 우리는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_-;;). 물론 아직 신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날은 신혼여행을 온 듯 가슴이 설레는 밤이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의 여행일정이 기대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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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베이에서

2009/09/16 23:04 | Posted by 찬이
비싸다는 케리비안베이~ 하지만 재미도 만만치 않았다.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희야와 함께 만들었다


우리도 거기 함 가볼까?

캐리비안 베이... 이름도 거리도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었다. 부산에서 용인까지의 거리도 장난아니지만, 입장료만해도 몇만원이나 되는...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곳이라 생각해왔다. 샤워비 몇천원만 있으면 되는 해수욕장, 아니면 풀장에서 지내던 여름 피서를 거의 열배나 되는 돈을 들여서 간다는게 사실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누구인가~ 꼭 써야할 돈이 아니면 아끼는 짠돌이 짠순이 커플이 아닌가... ^^*

TV에서도 "오렌지"라는 시트콤에서 케리비안베이를 배경으로 나오는 등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인건 사실이다. 결국 희야도 그곳엘 한번 가보고 싶다는 내색을 했다. 아니 지난해에도 그랬었던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부담이 되니까 말로만 했을뿐...

그래서 마냥 망설이기만 하다가, 회사에서 입장권을 할인판매한다는 얘길 듣고 드디어 우리도 계획을 잡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은 웃기기도 하지만, 당시로선 캐리비안베이를 갈 수 있는 방법이란 생각에 마냥 좋기만 했다. 회사에서 입장권을 할인받고, 야간열차를 타고 간다~~??? ㅋㅋㅋ


준비됐나~? 준비됐다~!

수원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5시 경이었다. 여름이지만 아직은 컴컴한 시각이었다. 아직 버스도 없을 것 같아서 근처 게임방에 들렀다가 6시반에 간단히 분식을 먹고 에버랜드가는 버스를 탔다. 그리 밀리진 않은 것 같은데도 한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캐리비안베이는 에버랜드 놀이공원과 나란하게 있는데, 그곳에 도착했을 때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침 8시 30분경, 에버랜드 앞은 정말 한산하고 조용했다. 반면 그 옆의 캐리비안베이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주차장도 가득찼을 뿐만 아니라 수백명의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었다. 희야랑 나는 처음 가보는 것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긴 줄에 서서 기다렸는데, 알고보니 그것은 반입금지 물품을 가진 사람들이 물품을 보관하면서 입장하는 줄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재빨리 눈치를 채고 바로 입장가능한 곳으로 냅다 달렸는데, 입장개시 30분만에 입장이 종료되었다. 한마디로 표가 있어도 못들어온다는 것이다. ㅎㅎㅎ 아찔한 순간이었다.

콩닥거리는 가슴을 잡으며 재빨리 탈의실로 올라갔다. 사실 계단도 사람으로 가득차서 빨리 갈래야 갈 수도 없었지만 말이다. 회사에서 구입한 표를 이용해서 수건도 무료로 대여하고,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올 수 있어 마냥 신이 났다. 아~ 여기가 바로 캐리비안베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 기분을 잡치는(?) 한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도대체 어디있는거야!!


탈의실에서 수영복으로 다 갈아입고나서, 아무래도 희야가 나오려면 좀 걸릴 것 같아서 입구에 있는 환전소엘 갔다왔다. 베이코인이라고 하는 전자화폐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손목에다 띠를 두르고 그 바코드를 찍으면 충전된 금액만큼 차감되는 식으로 운영되는 것이었다.


다시 탈의실로 들어오니 희야한테 문자가 왔다. "입구로 와" 짧고도 애매한 말이었다. 나는 아까 베이코인을 구입한 그 입구를 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곳이 탈의실 건물로 들어오는 입구이기도 했고, 수영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고 수영장엘 핸드폰을 들고 들어갈수도 없고 해서 다시 전화기가 있는 탈의실로 갔다. 전화통화도 되지 않고 정말 답답한 노릇이었다.

겨우 통화가 되었을때 나는 어디냐고 고함을 질렀고 서로 조금 다퉜다. 희야가 말한 입구는 탈의실뒤쪽에 있는 실내풀장으로 가는 입구를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입구는 보지 못했고, 야외풀장 입구만을 봤었고, 희야는 그 반대였으니 길이 엇갈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이었기 때문에 금방 화를 풀고 풀장으로 나갔다.


진짜 좋다, 그치?


불편해도 구명조끼를 끼고 놀아야 재미있단 말에, 대여해서 입어봤다. 첨엔 어색했지만 그게 몸도 가려주고 해서 오히려 좋았다. 뭐 눈요기할게 적어졌다고 생각들 수도 있었겠지만, 모래사장에서 비키니 입고 썬텐하는 여자들도 많으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암튼 TV에서 봤던 해골바가지에서 물 쏟아지는 것도 구경하고, 인공파도가 치는 깊이 2m 풀장에 들어가서 놀기도 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봅슬레이같은 형태의 놀이기구였다. 이름은 잘 생각이 안나지만, 튜브를 타고 물이 흘러내리는 관을 따라 내려가는 것인데 속도감이 장난아니다. 물론 그보다 더 짜릿한 것도 있었지만 줄선 사람이 너무 많아서 타진 못했다.

군것질 삼아서 닭다리 훈제구이를 먹었는데,

맛있어서 두개씩 먹다보니 그게 식사가 되어버렸다. 좀 비싸긴 했어도 맛도 있고 분위기도 있고... 분위기라고 해봐야 수영복입고 다니는 사람들이지만, 그걸 먹는 순간에도 피서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은 충분했다.
여기저기서 놀다 좀 피곤해졌다. 날씨도 흐려서 약간 서늘하기도 하고... 아래를 보니 조그만 냇가처럼 물이 흐르고 그 위로 튜브를 타고 물따라 천천히 흘러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희야랑 나도 한몫끼어서 그곳을 두바퀴는 더 돌았던 것 같다. 그냥 조용히 흘러가며 얘기도 하고 하늘도 보며 여유를 즐겼다. 신나게 물장구치는 재미와는 또다른 것이었다.

조금 쌀쌀해졌다는 느낌이 들때쯤에, 마침 물따라 간 곳이 동굴같은 곳으로 건물안이었다. 흘러가던 사람들이 튜브에서 내려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 보여 가봤더니 훈훈한 기운이 전해졌다. 그곳엔 자연적인 바위로 만든 온탕같은 것도 있었다. 얼었던 몸을 거기서 녹히며 또 한번 오고 싶다는 얘기를 나눴다. 너무 행복해하며 말이다.


내가 망사 수영복을 입었었나? ㅡㅜ


한참 수영을 하다가 느낀건데, 내 수영복이 망사가 되어간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몰랐는데 한참 놀다가 언뜻 보니까 속살이 약간 보이는 것 같았다. 얼마나 놀랬던지... ^O^ 알고보니 수영복안의 가는 고무줄들이 삭아서 끊어지면서 베만 남아서 망사 비슷하게 되가는 것이었다. 아~ 정말 민망하더만... 그렇게 티가 나는 건 아니었지만, 갈수록 그런 부위가 넓어져갔다. 그래도 ARENA 제품인데 이럴줄일야...
결국 그 사건 이후로 다시 더 좋은 수영복을 사긴 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진짜 내 수영복이 망사인줄 알았다. ㅡㅜ


온 김에 에버랜드도 가자

기차시간도 있고, 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예정보다 약간 빨리 나왔다. 그래서 사진도 좀 찍고 먹을것도 좀 사먹고 하려고 말이다. 여기까지 온 김에 옆에 있는 에버랜드도 가보기로 했다. 둘다 삼성카드가 있어서 입장도 무료라 사진찍기엔 더없이 좋았다.
그런데, 조금씩 비가 떨어지는 바람에 서둘러 찍다보니 많이 찍진 못했다. 더군다나 정말 괜찮은 곳까지 가려면 한참을 들어가야하는데 그정도 여유도 없었다. 그래도 가져온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찍으면서 여러장 찍었다.
놀러가는 횟수도 적고, 기념할만한 사진들도 많이 없는터라 남는 건 사진뿐이란 생각에서... 그래도 마음만큼 많이 찍히진 않았다. 36 판이 금방될줄 알았는데, 그것도 모자랄줄 알았는데.... ㅋ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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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장산공원에서

2009/09/16 22:47 | Posted by 찬이
1999년 여름, 희야랑 둘이서 간단하게 즐긴 피서 ^^*

부산에서 태어나서 줄곧 부산에서 살았지만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같은 곳 이외에는 별달리 아는 곳이 없었다. 죄다 놀 수 있는 곳이라면 만화방, 게임방, 술집, 영화관 등등 돈을 들여서 노는 곳이 주된 여가생활이었다. 하지만, 날씨는 더워져가고 다들 피서를 가고 해서 우리도 어딘가를 찾게 되었다. 그러다 갑작스레 희야가 제안한 곳이 장산이라는 곳이다.
그런데 장산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것도 내가 태어났던 동네에 말이다. 그곳의 뒷산이 모두 장산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가 가려고 했던 장산은 장산공원이라고 알려진 곳인데, 해운대 신시가지까지 가야한다는 말만 들었다.



그러나 그쪽으로는 전혀 지리를 모르는데다 무더운 날씨에 허겁지겁 오느라 미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나서게 되었다. 그래서 해운대역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내려서 길을 물었는데, 그곳에 오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이 외지사람들이라 장산공원을 알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탔으나 의외로 가까운 거리여서 기본요금 남짓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장산계곡이라는 이름으로 듣고 와서 그런지 인공미가 가해진 모습들에 조금 의아해 했었다. 입구부터 조각품들이 있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산길을 따라 들어가서도 조그만 계곡에 물놀이를 할 수 있게 이것저것 마련해놓은 것들이 많았다.

마치 밀양솔밭을 연상시키는 듯 곧은 나무숲 아래 그늘에는 벤치들이 있고, 철봉을 비롯한 여러 체력단련시설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계곡물이 천천히 흐르는 하류지역에 시멘트 등으로 가꾸고 물을 약간 막아두어서 어린 아이들도 맘놓고 놀 수 있도록 해놓은 점이다. 비록 자연속의 계곡을 그대로 두지 않고 시멘트를 발라 뜯어고쳤다는 것은 맘에 걸리지만, 알고보면 그렇게 해 놓은 것은 한정적일 뿐이며 어른들에게도 위험할 수 있는 계곡바닥을 깨끗하게 가꾸어서 가족들이 쉽게 쉬었다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얕은 계곡물은 공원입구에서 얼마되지 않는 거리여서, 뭔가 아쉽기도 한데다 처음의 목표가 장산계곡이어서 끝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폭포가 있는 곳까지 말이다. 사실 갈등을 하던 도중, 폭포까지의 거리가 얼마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기 때문에 결정을 한 것이다. 더운날씨에다 구두를 신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꽤 걸렸다. 하지만 그리 가파르진 않아서 동네 뒷산 올라가는 정도여서 그리 힘들진 않았다.

계곡에 도착했을 때는 또 한번 놀랐다. 바로 계곡의 규모인데, 폭포라 하기엔 실망감이 들 정도로 낮은 높이였다. 다른 큰 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을법한 높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 그렇지만 다른 폭포들처럼 제법 넓은 웅덩이를 가지고 있었으며, 물이 너무 맑아서 바닥이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안쪽은 꽤 깊어보였다.

계곡이라하기엔 좁은 물줄기가 흐르는 곳이었지만, 물가에 바위가 있어 걸터앉을 수도 있었고, 어느 정도 물이 고여 천천히 흐르는 곳에서는 작은 물고기들도 볼 수 있었다. 단점이 있다면, 계곡이 좁다보니 바로 옆에 사람들이 있질 않아서, 사진 찍어줄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소가족 단위 정도는 괜찮겠지만, 5~6명 이상이라면 계곡이 약간 좁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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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외도로 가는 여행

2009/09/16 22:30 | Posted by 찬이

1998.12.25

거제의 외롭고도 아름다운 섬 하나

20년이 넘도록 부산에서 살았건만, 경남 거제쪽 지방엘 가본 적은 없었다. 물론 '외도'라고 하는 이상야릇한 이름의 섬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었고 말이다.
희야가 다니는 회사에서 같이 근무하는 여자후배 커플( 지금은 헤어졌으니 프라이버스 보호차원에서 언급하지 않음 )과 함께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거제도로 놀러가기로 했다. 같이 합의를 했다기보다는 그쪽 커플의 제안에 수긍하며 묻어간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만.

처음부터 외도를 갈 계획은 아니었고, 해금강을 보러 갈겸 드라이브나 하자고 해서 나선 것이었다. 그런만큼 부산에서 거제도까지의 도로상 거리가 그렇게 먼 줄도 몰랐었다.





해금강은 강이 아니다


승용차를 타고 대략 3~4시간은 달린 듯 하다. 우리는 묻어가는 처지였음에도 오히려 뒷자리를 차지하고 편안하게 왔다. 사귀기 시작한지 100일이 조금 지났을 무렵이니 한창 좋을 때여서인지 3~4시간도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주차를 한 뒤에 여객선 표를 끊어야 했다. 글을 쓰는 현재는 7년이 지난 2006년이다보니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여객선 표 중에 해금강만 둘러보는게 있고, 외도까지 갔다오는게 있었던 것 같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음에도 풀코스(?)로 4장을 끊어서 배에 올랐다.

10분 남짓 배를 타고 가는 와중에, 바람이 차긴 했지만 갑판 위에서 사진을 찍기 바빴다. 바람 때문에 파도가 제법 출렁이는데다 배가 작아서 사진을 찍는게 쉽지가 않았다. 게다가 하늘로 치솟은 머리카락이며...
해금강이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거제 앞바다로 흐르는 강의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러한 강(river)이 아니라고 한다. 튀어나온 거제도의 남동쪽 끝자락에서 떨어진 듯한 조그만 돌섬들이 있는 곳이 바로 해금강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그 돌섬들은 단순히 물위로 솟아나온 것만이 아니라, 돌섬사이로 네갈래의 수로가 나 있어 배가 다닐 수 있고, 그래서 섬 아주 가까이까지 배가 접근할 수 있었다. 특히나 볼만한 것은 각 섬마다의 색깔이나 모양 등이 다르다라는 점이라고 한다.
우리는 파도가 너무 거세서 대충 돌고 말았지만 말이다...;;;



외도는 외롭지 않았다


외도라는 섬은 사유지라는 얘길 들었다. 어떤 사람이 섬을 사서는 거기다 가꾸고 꾸며서 만들었는데, 너무나 아름다워서 많은 사람들이 거길 찾게 되었다라는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직접 올라가본다면 자신의 눈을 믿기 힘들 것이다. 조그만 외딴섬에 있어봤자 뭐가 있겠나 싶었는데, 막상 올라가니 웨딩 야외촬영지로도 손색없을 만큼 잘 가꾸어진 정원이 펼쳐졌다. 그리고 실제로 야외촬영을 하는 커플도 있었고.
아름다운 곳들을 많이 찍었었는데, 카메라를 가져온 그 커플이 필름을 태워먹는 바람에 건진 건 몇장없다보니 7년이 지난 지금은 기억조차 잘 나지 않아 아쉽다.


그냥 가긴 아쉽지


외도에서 한바퀴 돌고 나서 뭍으로 나온 뒤, 바로 부산으로 향하지 않고 부근의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해안중에서도 약간 구석져 있어서 그런지 파도도 거의 없었다.

그곳에서 이번에는 보트를 탔다. 노를 젓는 보트... 물론 처음 타보는 것이다. 쉽게 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사실 막상 깊은 바닷물 위에서 흔들흔들 거리는 보트위로 발을 옮기는게 쉽지가 않았다. 구명조끼를 입었기에 빠져죽겠다는 생각은 안들었지만, 겁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꼴에 남자라고 강한 척 하느라 아무렇지 않은 척 먼저 배에 올라타서는 희야를 에스코트 해줬다.

희야와 나, 단 둘이서 한 배에 탔으니 당연히 노젓는 것은 내 몫이었다. 노젓는게 무척 힘들다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혹시나 바다로 나갔다가 지쳐서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처음 타는 것이니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래도 빠르게 젓지도 않고 파도도 거의 없었기에 힘들다라는 느낌은 없었다.
조금 익숙해지자 같이 온 커플의 배까지 접근해서 카메라를 주고 받으며 사진을 찍어주는 여유까지 보였다.


색다른 경험, 색다른 기억


이전에는 학교 수학여행이나 소풍, 혹은 아버지 회사에서 가는 야유회 정도가 아니고선 다른델 다녀본 기억이 거의 없다. 물론 MT 같은 곳엘 가도 술마신 기억 밖엔...
이날처럼 놀려면 물론 자가용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동안 못누려본 시간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언제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까 싶다.

그때 같이 놀러갔던 커플은 지금 서로의 길을 가고 있지만, 그때 우리 넷이서 재미있게 놀았던 그 행복했던 시간들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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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촬영사진

2009/09/16 22:10 | Posted by 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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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흑백사진 (by ddoddi)

2009/09/16 21:55 | Posted by 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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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결혼기념일

2009/09/16 13:13 | Posted by 찬이
찬이와 희야가 결혼한지 벌써 만으로 4년째가 되었다. 또한 주말부부를 한지도 만 4년째되는 날이다. 항상 고맙고 항상 미안한 마음에 작지만 내 용돈을 모아 마련한 꽃다발을 보내어 주었다.
작년에는 통기타 노래신청과 함께 선물했을때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하기에 조금 색다르게 파란장미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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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축전

2009/09/16 13:01 | Posted by 찬이

36.
테러 힘기사   

늦게 보내서... 지성하구요...

암튼 결혼 한거 축카하구요 오래오래 백발돼도록 행복하세요....백발......  그리고. 찬이님... 힘좀써보세요.~~

2004/10/01
35.
선경이.   

언니야..선경이 왔다....벌씨로..결혼한지..1년이 다 되어가네....참...빠르다..오빠야 싸이에 가이..이 주소 있드라거..혹시나하고 왔드만..역시나네..^^ 마니 이뿌닷..ㅋㅋ 잘 지내제? 자주 놀러오꼐....또 다시 축하하꼐..^^ ㅋ

2004/07/15
34.
결이   

결혼 축하드립니다.

결혼하신지 거의 일년이 되가시네요.

영기님 홈피에서 들왔습니다.

아직도 신혼이신데 행복하세염 ^^:

2004/07/15
33.
은앵이~☆  

결혼 축하드려요 >>ㅑ~~~
지금 옆에 배경으루 되어있는 야외촬영 사진
봤는데요 ;ㅁ; 너무이쁘다는 ;ㅁ;
드레스입으신 모습이 마치 선녀같다는 ;ㅁ;
너무 잘어울리세요 ㅇ>ㅁ<ㅇㅇ
지금처럼 아름답고 예쁜사랑 오래오래 하시구요~
이쁜 아가 나으세요 ㅋㅋ
그름 나중에 또 놀러오겠습니다~!!
^ㅡ^/

2003/12/29
32.
둥둥둥둥   

오옷...결혼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처음 그마음 변치말고 행복하세요~~
다시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_-)b

-메시아둥둥

2003/11/06
31.
니1시방향에앉은행님   

잘먹구 잘살아라...
너무 일찍 결혼한거 아녀... 어린것이.. ㅋㅋ
주말부부라 서로 많이 챙겨주면서 살아야겠네...

2003/11/05
30.
오월이   

두분이 하나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내가 준만큼 상대방에게 받으려는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거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2003/11/02
29.
뽀영이   

결혼 축하드려요~~~
정말 부러워 죽겠네요^^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메시아 뽀잉~♡-

2003/11/02
28.
구자경   

늘~ 지금과 같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변치 말거라.. 부부쌈두 절대 하지말구. ㅋㅋ
아참, 내도 까먹구 있었던 하드.. 가져다
줘서 너무 놀랬구, 또 고맙더라.. 그날 정신 하나두 없었을텐데.. ㅜ.ㅡ
마지막으로 결혼식날 신랑, 신부 너무 멋지고 또 이쁘시더라. ^^
평~생 그렇게 멋지고, 행복하게 잘~ 살거라.. ^-^

2003/11/01
27.
송수진   

결혼 정말 정말 축하해~
정말 행복하게 잘 살꺼라 믿는다.
결혼식 가볼려구 했는데, 일이 생겨서...^^;;;
그래두 부조금은 부쳤다. 크크크~^^
행복하게 아들, 딸 순풍순풍 잘 낳구 행복하게 살어~

2003/10/28
26.
사랑만줘   

진심으로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신혼단꿈에 젖어있으실텐데 가끔 메시아도 잊지 마세요 ^^
신부가 이쁘네요. 부러워요~~
아는 아리따운 여동생 있으시면 소개좀 ㅋㅋ

2003/10/27
25.
영태   

두사람의 결혼 진심으로 축하하고 행복한 결혼생활 되길 기원할께.

식장에서 실수하지 마라~~^^

2003/10/26
24.
송기호   

시찬....결혼 축하해.
축하한다는 말을 직접 해주질못해서 미안하네.
이놈의 회사~~
오랜시간동안 지켜온 사랑이니까 결혼생활은 당연히 더 잘하겠지? 건강하게 잘살고 다시한번 축하한다.
바이

2003/10/25
23.
김영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인터넷으로 홈피를 알게된 네티즌입니다.
즐겨찾기에 추가한 후 가끔 들르죠.
아름다운 사랑 가꾸어나가길 바라며 늘 행복하세요.

2003/10/24
22.
서창호   

추카해요~

2003/10/22
21.
큰머리퇴끼   

흠.. 드뎌가는구나..

시차니 이젠 아저씨 대열에 끼게 되었구나.
너 봤지? 주누기형이 잡혀사는거 ㅡ,.ㅡ;;;
그래도 좋다고 항상 웃고 다니는거 보면...
좋긴 좋은갑다 ^^

결혼 추카하구, 알콩달콩 잘 살아라..

에고.. 부러브라...

2003/10/21
20.
강복영   

축하드립니다. ^^

2003/10/21
19.
주누기   

드뎌.. 가는구나....
유부남의 대열에 합세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제.... 그저... 열심히 돈 벌어 처자식 열심히 먹여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지금은 아테네... 다행히 이번주 금요일에 귀국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오늘 하루 연기된다는 통보를 받았네...
일정에 맞게 귀국하게되면 필히 참석하도록 하마. 하지만, 만약 출장기간이 또 연기되면...
신혼여행지로 찾아가도록 하지.. ㅋㅋㅋㅋ

결혼 축하한다!

( ..) 문교야 너도 빨리 결혼해라.

2003/10/21
18.
뭉교.   

아따...마...
우리 차니 행님들 염장을 확실히 질러뿌는구마...
이런데까지 와서 글 남기면서 울고 있는 나...흑흑....

버뜨.....
결혼은 무쟈게 추카 한다... 나보다 먼저가서 밉지만..
언제 시간 나면 결혼식 사진도 홈에 정리해서 올려라.
여기 배경도 완전 뽀대 작살이구만....^^*...
희야 한테도 내가 축하 한다고 꼭~~ 전해주구....

보낼 만큼 다 보냈으니 나도 이제 가야겠당...
빨랑 여자구하러 가야쥐~~~ 슝~~~~~

2003/10/21
17.
감형   

시찬아~~
감형이다. ^^ . 홈페이지 더럽혀서 미안~~^^ -_-;;
회사에서도 자주 보지만.. 글로 하는 건 약간 다른 느낌이겠지.
결혼 정말 축하하고..아기자기하게 이쁘게 잘 살길..
그날 가서 사진 한방 박아주께.
정말 어울리는 한쌍이야 ~~


2003/10/21
16.
ddoddoi™   


이쁜 신랑 멋진 신부~~

2003/10/21
15.
H.S   

어따...
순정만화 주인공 같구만....
축하하고....홧팅!!

2003/10/21
14.
김진형   

시찬군.. 결혼축하해~
정말 머찌군.
근데 가면 눈맞을수 있나? 그럼... 가고. ㅋㅋㅋ

2003/10/21
13.
무천   

와.. 사진.... 와... 장난 아니당... 진정한 선남선녀로구나.. ㅎㅎ~
저도 오늘부터 갈고 닦아야 겠네요.. 훗.. ㅡ.ㅡa
결혼식 정말 축하드리공.. ^^
백년 해로 하세여.. 그럼 결혼식때 뵈요~! 훗..

2003/10/21
12.
8기 한희철   

시찬아  결혼 축하현다.
드뎌 이제 결혼하는구나 ..
열심히 잘 살고 행복하게 살거래이.

2003/10/21
11.
12기 이광민   

반갑습니다!!^^
12기 이광민입니다.
선배님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결혼식때는 두손 보다 축하하는
마음 더 무겁게 가겠습니다 ^^;;ㅋㅋ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꾸리시고요,
오래오래 행복하십시요^^

2003/10/21
10.
13기 임민형   

반갑습니다..선배님..

K.H.B 제13기 임민형입니다..

기억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선배님의 결혼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로 선배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정말 좋은 가정 꾸려 나가시길 바랄께요..

13기 임민형 올림

2003/10/19
9.
이규민   

8기규미니임다. 행복하시고........또 아들딸 순풍순풍낳으세여 캬캬 그라고 부자되세여 선배님 형수님도 건강하시길..............

2003/10/17
8.
12기 민석   

선배님^^ㅋ
결혼 축하드립니당*^^*
넘 잘 어울리세여.. ㅜ.ㅜ
부러워요...저두 결혼하구프네여...^0^
두분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여^___________^♥

2003/10/16
7.
12기 정현..   

선배님...결혼 축하드립니다~~행복하십시오~^▽^;

2003/10/16
6.
ANDS   

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
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
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祝

- 이상 -

2003/10/16
5.
수요영화패밀리   

祝   華  婚
시찬씨 wife될 분을 제수씨라 불러야 되나요?...
제수씨 !! 잘 선택하신겁니다....
탁월한 선택입니다....
시찬씨처럼 딴 생각안하고 오직 제수씨와 일만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듯..^^(나 잘했어..시찬!!)
결혼 너무너무 축하하구요.....
우리랑 영화본다고 제수씨는 질투하지마세요..^^
그럼 결혼식장에서 뵙겠습니다.
토요일날 내려가서 신세한탄하면서 술이나 마셔야지.
결혼식에 참석못할지도..!~~~^^*

2003/10/16
4.
영훈   

정말 않가고 글만적어도 되는건감? ㅇ.ㅇ
축하해요 제수씨
똥차를 이리도 빠르게 지나 갈 줄이야....ㅠ.ㅠ
행복하게 행복하게 사시어 보는 이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이쁘게 살길바랍니다.

2003/10/15
3.
^^   

오~surprise!!!
결혼 축하드려요~
결혼축전바탕에 얼핏보이는 신부님이
매우 아름다우신데..^^&
웨딩사진도 추억의기록에 올려주시면 잘
볼텐데..^^&
근데 어디서 결혼하시는지?서울?대전?
대구? 부산? 아무쪼록 행복하세요~

2003/10/14
2.
레이   

^^정말 추카드려요~ 앞으로도 두분 행복하게 지네새요

아...나두 빨랑 장가가야지-;;

2003/10/14
1.
찬이   

10월 26일, 저 찬이와 희야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예식장에서 직접 뵙지 못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여기에 축하글 한마디씩만 적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200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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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신혼여행 - 다섯째날

2009/09/16 00:29 | Posted by 찬이
▨ 부산사람들도 감탄했다~~ 본다이비치

우리랑 같이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산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다이비치를 보고는 미친 사람처럼 좋아서 발광했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나 또한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는 해운대 부근에서 태어나서 해운대 바닷가를 집앞 냇물에 발담그듯 놀며 커온 사람이다. 그런 나였지만 본다이비치를 보고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모래가 이처럼 고울 수가 있을까, 파도가 이렇게 하얗게 부서질 수 있을까, 모래사장이 이렇게 넓을 수 있을까... 내 눈을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깨끗한 바닷물의 하얀 파도가 부서지며, 입에 넣어도 부드러울 듯한 모래를 밟으며, 한참을 걸어도 걸어도 바닷물을 밟으려면 더 걸어나가야 하는, 그러한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마침 서핑보드를 누군가 놔둔게 있어서 그걸 들고 폼도 잡아보고, 희야랑 닭살스런 폼도 잡아봤다. 그렇지만 왜 그렇게 해변으로 뛰어들고 싶은지... 다음에 오게 된다면 한여름일때 꼭 다시 오고 싶다.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에서 몸을 담글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호주여행의 가치를 충분히 할 것이라 장담한다.


▨ 갭팍


버스로 약 10여분 달리자 넓은 잔디밭이 있는 곳이 나왔다. 조금은 경사진 듯 하지만 넓은 잔디밭임엔 틀림없다. 거기서 다시 시드니에 펼쳐진 넓은 주택가를 아래로 하고 언덕을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의 대부분이 바위로 되거나 혹은 바위사이에 간이로 만든 계단들이어서 어렵진 않았다.
조금씩 올라갈수록 주택가 반대편으로 바다가 넓게 보였다. 그리고 수십미터 아래에서 정말 푸르른 바닷물이 절벽에 부딪히며 부서지고 있었다. 이 장면을 캠코더로 담아서 부모님께 보여드렸는데, 장면이 끝나고 나서도 계속적으로 감탄을 하실 정도였다. 어떻게 저렇게 물이 맑을 수가 있을까... 정말 아름답다... 라고 말이다.
이곳에도 전설이 있다고 가이드가 설명해줬지만, 구경하랴 사진 찍으랴 캠코더 찍으랴 정신이 없다보니 뭐라고 했는지 다 잊어버렸다 ^^;;
어떤 형제가 한 사람은 돛이 되고, 다른 사람은 배가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얼핏했었는데, 이곳에 올라가면 그 돛이 아주 커다란 크기를 하고 옆으로 누워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절벽아래 멋진 풍경에 매료되어 과연 누가 돛을 눈여겨볼지는 모르겠다.
내려오는 길에 버스 부근에 희야가 좋아하는 뉴비틀 자동차가 있어서 한컷 찍어봤다. 희야가 제일 좋아하는 자동차인데, 호주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행 틈틈히 관광이외에 사진을 찍는 즐거움도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 더들리페이지 공원


다시 버스를 타고 약간 비탈길을 올라왔다. 버스에서 내려서 잔디밭으로 들어오긴 했는데, 잔디와 몇그루의 나무, 그네 비슷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썰렁할 정도로 말이다. 날씨도 춥고 바람도 많이 부는데 여길 왜 왔나 싶었다. 잔디밭을 좀 걸어 들어갔다. 저 멀리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가 보인다. 조금씩 걸어들어갈수록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곳에서 시드니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옛날 이곳은 더들리페이지라는 사람의 사유지였는데, 전망이 너무나 좋아 혼자 보기엔 아까워서 시드니시에다 기부를 했다고 한다. 정말 그 말에 조금의 의심도 들지 않을 정도로 시드니 전체가 한폭의 그림처럼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오페라 하우스가 가운데 자리잡고 오른쪽으로 하버브릿지가 걸쳐져 있으며, 가운데는 파란 바다가 햇살에 반짝거리고 있고, 아래와 양측면에는 빨간지붕과 푸른나무들이 우거져있다. 그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 바로 여기 더들리페이지 공원이었던 것이다.


▨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 (Mrs. Macquarie's Point)


높은 지대에서 내려와 평길을 제법 달렸다. 중간중간에 동상이나 건물 등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는데, 지나가면서 슬쩍 보고 지나가는 정도인데다 간단한 유래 정도만 듣다보니 귀에 들어올리는 없었다. 그렇게 10여분을 달린 후에 도착한 곳이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이다.
물론 이곳도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가꿔진 정도로 치자면 더들리페이지 공원보다 잔디도 충분히 많고 나무도 많다. 비록 지대가 낮긴 하지만, 바로 앞에 있는 바다위로 유람선이 다니고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오페라 하우스나 시드니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충분히 찍었더라도 이곳에서도 충분하게 사진찍기를 권하고 싶다.
정말정말 사진촬영하기에 멋진 곳이기 때문이다. 비록 먹거리나 놀거리는 별로 없지만, 사진촬영을 하러 오는 사람으로 항상 붐빌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


시드니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오페라 하우스이다. 처음 지어질 당시에 "앞으로 50년간은 이보다 더 멋진 건축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단다. 그게 30여년전이었다고 하니 앞으로도 10여년이 남은 셈이다.
오페라 하우스는 단지 유선형 지붕 때문에 유명한 것은 아니었다. 지붕의 특징 때문에 어디에서 바라보든지 해가 떠 있을 때면 항상 지붕 어딘가가 반짝거리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오페라 하우스는 땅위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바다위에 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오페라 하우스 앞의 계단에 올라서면 아래위로 약간씩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야말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어우러진 건축물인 것이다. 그만큼 유명한 것이기에 시드니 어디에서보다도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오페라 하우스 앞에 있는 노천까페에서 카푸치노 한잔과 함께 바닷바람을 쐬며 휴식을 취했다. 조금은 뜨거운 햇살과 지친 다리도 쉴겸 해서... 그런데 그 까페 바로 앞이 바다이고, 또 하버브릿지와 거기에 이어지는 시드니 시내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야경도 멋있지만 대낮의 시드니 내항도 정말 아름답다.


▨ 마지막 일정은 선상에서의 일몰과 함께...


즐거운 호주 허니문이 끝나는 순간이다. 오늘 밤 비행기로 호주를 떠나게 된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유람선에 올라서 저녁식사를 했다. 입맛에 썩 맞진 않지만 그래도 쌀밥과 김치, 고기가 나오는 식사였다. 그래도 이 정도면 외국에서 맛보기 힘든 한식이라는 걸 알기에 제법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쯤에 배가 출발했다. 천천히 시드니 내항을 한바퀴도는 코스였다. 여기저기에서 요트와 보트들이 한가롭게 떠다니고, 유람선도 여러척 보인다. 바다 한 가운데는 벽돌로 만들어진 조그만 성같은 것도 보였다. 옛날에 감옥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그 옛날에 바다 가운데다 건물을 지었다는게 참 신기할 정도로 물에 떠 있는 듯 보인다.
배가 반환점을 돌아서 원래 있던 자리로 뱃머리를 돌리자 바람이 아주 세게 불었다. 아마 저녁이라 그런 듯 했다. 하지만 강한 바람 맞으면서 배 위에서 바다구경을 하는 것도 좀처럼 맛보기 힘든 재미일 것이다. 머리 위로 하버브릿지 다리가 지나가고 눈 아래 보트가 지나가고 한쪽에선 갈매기가 날고 있는 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면, 찬 바닷바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게 당연하다.
그런데 절반이상을 달려 처음 자리로 도착할 무렵이 되는데도 해는 지질 않았다. 원래 배에서 시드니 야경을 구경하는 코스였는데 마침 해가 길어진 때라 나중에 시드니 공항에 도착할 때 쯤에야 어둑어둑해질 정도였다. 그래도 다행히 어젯밤에 시드니 야경을 구경한 터라 아쉬움이 좀 덜 했던 것 같다.

▨ 아쉬운 신혼여행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배에서 내린 후, 다시 차를 타고 지는 해를 뒤로하며 공항으로 달렸다.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일행 모두가 아쉬움이 가득한 한숨만을 내쉬었다. 신혼여행을 다시 오고 싶다라고 한다라면 우습긴 하지만, 아무튼 호주여행을 다시 한번 즐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또 다른 못가본 곳들을 찾아서 여행을 가긴 하겠지만, 호주가 언제라도 다시 한번 찾고 싶은 곳임은 분명하다. 비록 새벽에 일어나서 밤늦게야 잠드는 강행군(?)의 연속인 신혼여행이었지만, 사랑하는 나의 아내와 함께 또래의 젊은 부부들과 어울려 아름다운 호주를 여행했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고 기쁜 일일 것이다. 느긋하게 해변이나 풀장에서 즐기는 여유로움은 다른 휴가 때 언제라도 가능하지 않은가.

결혼식도 끝났고, 신혼여행도 끝났다. 철없는 소년과 소녀의 시절도 끝났다. 그렇지만 이제부터 새로운 출발이다. 새내기 남편과 아내로서, 그리고 사위와 며느리로서, 엄마와 아빠로서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비행기 창가로 바라보이는 저 멀리 수평선 끝자락에서 조금씩 고개를 드는 태양처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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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신혼여행 - 넷째날

2009/09/16 00:26 | Posted by 찬이
▨ 시드니로 뜨자~~

시드니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4시 30분에 기상했다. 전날에 카지노를 다녀온다고 일정이 많이 늦어서 12시쯤에나 잠들었기에 여간 피곤한게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이 크게 늦는 사람없어서 제 시간에 시드니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까무잡잡한 가이드와 정들었는데 막상 헤어진다니 섭섭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생각과는 달리 가이드라는 느낌을 넘어서 친한 형처럼 세세한 것까지 많이 신경써주었고, 그리고 다니면서도 항상 즐거워하며 같이 다녔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혹시 호주를 찾는 여행객이 있다면 꼭 그 사람을 만나길 추천하고 싶을 정도이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브리스베인 공항에 들어섰을 때, 군데군데 호주 토속적인 분위기의 장식이 보였다. 면세점 중에도 토속품 전문면세점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호주인은 서양에서 넘어온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 땅에 살아왔던 사람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러한 것이라 생각된다.


▨ 블루마운틴도 식후경


공항에서 블루마운틴까지 한시간 반 가량이 소요된다. 아침 비행기로 도착해서 짐챙기고 이동하다보니 거의 점심시간이 다되었다. 아침식사로 기내식을 먹은 터라 출출함에다 느끼함까지 속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이번 점심은 반갑게도 한식뷔폐였다.
블루마운틴을 올라가는 중턱쯤에 자리잡고 있는 단층짜리 건물 몇채로 이루어진 식당이었는데, 식당 자체는 허름했다. 식탁도 그렇고 의자도 그렇고... 하지만 맛깔스러운 김치와 돼지갈비, 하얀 쌀밥은 우리를 감동의 도가니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괜히 과식안할려고 밥 조금만 떴다가 처음 먹은 것 만큼 더 먹게 되었지만, 그래도 김치 한조각이라도 더 먹고 싶을 지경이었다. 정말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반찬 가지수는 몇가지 안되었지만, 타국에서 한국음식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맛있게 만들어진 음식이었다. 그래서인지 식당에 찾아온 사람의 대부분이 한국사람과 중국계 사람들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잔디로 된 정원이 펼쳐져 있어서 잠시 바람을 쐬며 휴식을 취하기도 그리고 사진 한컷 찍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편안한 느낌의 식당이었다.


▨ 나무는 초록색, 산은 파란색? 블루마운틴을 가다


블루마운틴, 말 그대로 푸른 산이다. 처음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산을 푸르다라고 말할 때, 그 푸르다는 말이 파란색이란 말과 어감이 비슷하기 때문에 알아서 대충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블루마운틴도 그냥 짙푸른 산이라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말았던 것이다.
브루스베인에서의 날씨는 찌는 듯한 한여름이었지만, 시드니 특히 산악지대는 아주 추웠다. 바람도 엄청 많이 불었을 뿐만 아니라, 전날 밤에 비가 내려서 체감온도가 엄청 떨어진 상태였다. 그렇게 덜덜덜 떨면서 케이블카를 탔다. 우리나라에서 타던 조그만 케이블카보다는 훨씬 안정적이긴 했지만, 산아래 경치를 구경하기가 아찔하긴 마찬가지였다.
전설이 담긴 세 자매봉을 지나서 저 멀리 산맥이 보였다. 그때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가이드의 말처럼 정말 산이 파란색이었다. 당시에는 내가 설명을 제대로 안들었는지 산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를 몰랐다.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 전까진 말이다.
코알라들이 먹는 유칼리툽스라는 나무가 아주 많은데, 그 나무의 나뭇잎에는 소량의 알콜 성분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산소가 방출되면서 알콜성분이 함께 방출되어 푸르게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정말 실제로 멀리서 보면 바다처럼 파란색이다. 물론 직접 그 산에 가보면 초록빛이겠지만 ^^;;


▨ 산을 오르는 궤도열차


블루마운틴 구경도 구경이지만, 또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궤도열차였다. 이곳의 산에는 석탄이 무진장 묻혀 있어서 산등성이를 조금만 긁으면 석탄이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에 석탄을 캐기 위해 만들어두었던 것인데, 그것을 정비하고 꾸며서 관광용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그런데... -_-;;;
궤도열차의 경사도가 50도가 넘는다고 한다. 기네스북에 최고 경사도를 오리는 차량으로 올라가 있을 정도로 말이다. 처음에 궤도열차에 앉을 때는 뒤로 반쯤 누은 듯 했다. 그런데 산을 타고 올라갈 때는 내가 서 있는건지 앉아 있는건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발 밑은 낭떠러지다. 출발위치부터가 상당한 높이의 절벽이었는데 거기서부터 위로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고 상상해보라. 마치 바닥이 투명한 고층엘레베이터를 타는 듯한 느낌이 그러할 것이다. 이걸 타면... 정말 춥다. 오싹한게... 으~~~ 생각만 해도~~~ 차라리 롤러코스터를 몇번 타는게 낫겠다 ㅡㅜ


▨ 작지만 가까운 동물원, Australian Wildlife Park


관광코스중에 포함된 동물원인데, 아주 작은 크기였다. 30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있는 동물들도 몇가지 안되어서 10가지도 채 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곳도 나름대로 특징이 있었다. 바로 호주산 동물들만 있다는 사실이다. 그중에 구관조와 비슷한 새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까치나 참새를 보듯이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동물원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가두어놓 놓은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온갖 동물을 수입해다가 키우는게 아니라, 그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만 소개한다는 점을 이곳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겠다.


▨ 시드니 아쿠아리움


우리나라에도 서울과 부산에 대형 수족관인 아쿠아리움이 있다. 그런데 그런 시설들을 호주에서 지원해서 제작한 것이라 한다. 시설을 지원했는지 물고기를 지원했는지 여부까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다고 들었다 ㅡ.ㅡ;;
그래서 잔뜩 기대를 하고 들어갔는데, 우리나라 아쿠아리움은 안가봐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단 실망이었다. 지어진지 제법 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수족관의 범위를 넘어선 것은 잘 모르겠다. 해저터널처럼 되어 있어 상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코스도 있고, 갖가지 아름다운 물고기들을 배경으로 마치 물속에 있는 듯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도 있긴 하다.
다음에 우리나라에 있는 아쿠아리움에 가보면 알 수 있겠지 ^^*


▨ 밤에도 멋진 시드니


원래 일정은 저녁 6~7시까지이다. 버스기사도 그렇고 가이드도 그렇고 6시가 원래 퇴근시간이기 때문에 일정이 그렇게 짜여진다고 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가이드가 제안을 해왔다. 원래 일정에 없는 것이지만, 우리가 원한다면 다른 허니문들은 보기 힘든 멋진 걸 보여줄 수 있다고... 그래서 버스기사를 설득중이라고 했다. 원래 잘 아는 형이라 부탁하면 거절안할거란 얘기도 덧붙였다.
우리가 간 곳은 낮에 놀았던 시드니의 내항에 있는 노천까페였다. 여기에선 야경을 위해서 각 빌딩의 사무실에다 전등을 켜놓고 퇴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한다. 대신 밤에 켜는 전등의 전기료는 정부에서 부담하는 조건으로. 그래서인지 늦은 저녁에 어두워진 시드니였지만, 높은 빌딩들에 켜진 불빛들로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원래 없던 일정이라 몇달러씩 걷어서 맥주 한잔하며 사진도 찍으며 시드니의 밤을 즐겼다. 안타깝게도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흔들려서 나왔다. 시간이 그리 여유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조금 있는 시간도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다보니 배로 많이 걸리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시드니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쯤은 시드니의 야경을 보러 나가길 적극 추천한다. 단, 주의할 것은 노천카페 등에서 사진촬영을 한답시고 귀중품이 든 가방을 의자에 놓고 다니면 날치기를 당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호주인 대부분은 좋은 사람들이지만, 아랍이나 인도, 동남아 등에서 건너온 빈민층 부류의 아이들 중에 그런 식으로 생계를 꾸리는 사람이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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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신혼여행 - 셋째날

2009/09/16 00:23 | Posted by 찬이

▨ 빠라바라바라밤~~ 달려라 제트보드~~~~

집채만한 크기부터 오토바이만한 크기까지 다양한 보트가 해변에 가득했다. 그 중에서 놀이기구를 타듯 돈을 내고 제트보트를 탈 수 있는 곳이 있었다. 물론 우리는 패키지 여행이라 가이드가 돈을 지불하고 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왔을 때는 한 사람당 50~55A$ 가량으로 한화로 약 4만원이 넘는 정도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코스였다. 농산물같은 건 싸지만, 이런 것은 왜 이리 비싼지...
대략 30분 가량에 걸쳐 바단지 호순지 모를 그곳의 물위를 쏜살같이 내달렸다. 보트가 공중으로 붕붕~ 뜨기도 하고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 금방 빠져버릴 것 같기도 했다. 너무나 속도가 빨라서 앞을 보고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였다.
어제의 승마체험이나 농장 견학도 좋았지만, 그와는 달리 스피드와 스릴, 그리고 상쾌함까지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코스였다. 50A$를 주고 타더라도 한번쯤은 타보도록 추천하고싶을 정도로 말이다. 보트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카메라가 물에 빠질 것을 염려해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배에서 먹고 잔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배로 된 교회도 있고... 호주는 놀고 먹어도 돈 백만원 가량의 생활보조금을 받으며 살 수 있다는데, 그렇다면 배 한척만 있다면 평생을 해변가에서 여유롭게 살 수 있단 말인가... 우와...


▨ Welcome to MOVIE WORLD


워너브러더스 무비월드라는 얘기를 어제, 오늘 이틀동안 가이드를 통해서 여러번 들었다. 일정이야기를 하면서 서너번 얘기를 들은 것인데, 처음에는 촬영세트장이나 혹은 영화제작관련시설 등으로 구성된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왜냐하면 호주에서 CF 촬영 등을 하게 되면 필름을 한국에 와서 현상하지 않고, 호주의 무비월드에 가서 현상을 한 후에 가져온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나 CF 촬영을 하는 세트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입구를 들어가서 우리가 보았던 것들은 죄다 놀이시설이었다. 에버랜드처럼 놀이시설과 거리에서의 공연 등으로 가득한 그런 곳이었다. 다만 특이한 것이 있다면 모든 놀이시설들이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이나 혹은 그것을 주제로 한 것이란 점이다. 그 중에서도 매트릭스 전시장이 정말 인상깊었다. 실제 매트릭스 레볼루션 촬영시에 사용했던 소품들은 물론이고 주인공이 입었던 옷이나 휘둘렀던 무기들까지 전시되어 있었으며, 공중전화박스 세트까지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대형 우주선이나 기지 촬영을 위한 모형 등도 있었고, 자신을 복제하던 클론의 모습까지도 볼 수 있었다.
놀이기구 중에는 바닥이 없이 어깨만 매달려 타는 청룡열차격인 "Ride Lethal Weapon", 어두워서 한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서도 수십미터 높이의 공중에 복잡하게 얽힌 선로 위를 달리는 "Scooby-Doo Spooky Cosater"가 재미있었다. 특히 Scooby 같은 경우에는 기구 한대에 앞뒤 2명씩 총 4명이 탑승하게 되는데, 희야가 무섭다며 뒷쪽에 같이 앉았고 앞쪽에는 어떤 젊은 외국여자 두 사람이 탔다. 2~3분 가량 높은 곳에서 공중을 휘젓고 다니자 희야는 겁에 질려서 울먹이며 고함을 질러댔다. 그러다 공중에서 철커덕 하고 멈춘 채 10여초를 있었다. 어느 방향으로 떨어질지 혹은 위로 올라갈지도 모를 상황에서 희야가 겁을 먹고 있자 앞에 앉았던 외국여자 중 한명이 외쳤다. "R.U. Ready?" 그 말에 너무 놀란 희야는 비명을 질러댔고, 잠시 후에 또 다시 공중을 휘젓고 다녔다.
나중에 놀이기구를 내렸을 때 배꼽을 잡고 열심히 웃는 외국여자를 보니 이곳 안내직원인 듯 했다. 희야가 무서워하는게 재미있었나보다. 나도 재미있어서 씨익 웃었더니 재미있게 놀라며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희야는 정신이 없어서 나가기 바빴고... ^^;;


▨ 정말 살이 찔 만하다


조금은 뒤늦은 시각에 햄버거로 점심을 먹었다. 생선튀김같은 것이랑 햄버거랑 콜라를 커플마다 돌렸는데, 햄버거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먹는 빅맥이나 빅버거보다도 훨씬 컸다. 일반사이즈의 햄버거임에도 말이다. 한국에선 햄버거 두개 정도는 먹었는데, 그 햄버거는 한개 먹고 나면 콜라 들어갈 배도 없을 지경이었다.
마치 밀가루 반죽을 몸에 붙여 놓은 듯한 호주 여자들을 보고 의아해 했었는데, 1인분이 이렇게 많이 나온다면 살이 그렇게 찌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


▨ 대박을 노려라


저녁식사로 씨푸드를 먹었다. 여러가지 해물요리가 있는 것이었는데, 우리 입맛에는 얼큰한 해물탕보다 못하다는게 대부분 사람들의 평이었다. 아쉬우면서도 벌써 불러버린 배를 안고 오늘의 마지막 코스로 향한 곳은 카지노였다. 그냥 체험삼아서 약 40~50분 가량 즐겨보기 위한 것이다. 카지노 앞에 있는 모노레일을 타고 한바퀴 돌며 야경을 구경한 후에 들어갔는데, 카지노 내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입구에서만 한컷 촬영했다.
가이드의 강조에 따라 큰 돈을 걸지 않고 조금씩만으로 게임을 즐겼다. 적게는 5센트 많게는 20센트 정도 선에서 했는데, 희야랑 같이 10 달러를 넣고 시작을 했다. 대략 13~14달러까지 땄고, 희야가 좀 익숙해져서 혼자서도 할 줄 알게 되자 나도 옆에 있는 기계에서 5달러를 넣고 시작했다. 나도 한때 7~8달러까지 땄었는데, 계속 내려가더니 결국 1달러 남기고 4달러를 잃어버렸다. ㅠㅠ 희야는 그래도 몇달러 따긴 했는데, 내가 그만큼 잃어버렸으니 ^^;;
그래도 다른 팀들은 돈을 잃기만 했기에, 좋아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카지노 앞에서는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리무진이 있었다. 하얀 바나나를 연상시키는 듯한 차였다. 버스가 아니고 정말 리무진 승용차였다. 여기서 또 기념사진 촬영하고~~ 촌티내면서 입이 귀밑에까지 찢어진채 리무진에 올랐다. 비록 호텔까지 짧은 거리였지만, 그동안 색다른 행복감에 마냥 즐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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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신혼여행 - 둘째날

2009/09/16 00:18 | Posted by 찬이

▨ 열 많은 사람들

호주의 브리스베인에 도착한 것은 오전 8시가 조금 안되었을 때였다. 원래 일정상으로는 10시 30분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항공사측의 비행기표 변경으로 인해 일찍 도착했다. 덕분에 급하게 연락받고 온 가이드가 부랴부랴 도착한 10시 쯤까지는 공항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공항내 사람들의 대부분은 반팔이나 나시 차림이고 바지도 긴바지가 아닌 반바지 차림이었다. 공기도 약간 썰렁한 듯 한데도 말이다. 우리들은 여행사 측에서 얘기 들은 대로 초봄이나 늦가을 날씨 정도로 생각하고 긴팔에 긴바지, 혹자는 마이나 목도리까지 입은 상태였다. 나중에 가이드가 도착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기 전까지 우리 모두는 호주 사람들이 고기를 잘먹어서 열이 많은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여러분들 지금 이 복장으로 나가면 쪄죽기 딱 좋습니다. 오늘 아침기온이 23도, 낮최고기온이 32도니까 지금 얼른 옷 갈아입고 오시고, 가능하면 두껍게 썬크림 바르세요. 여기는 실내라서 에어콘 때문에 썰렁한 거니까 착각하시면 곤란합니다."


▨ 시작이 좋았다


같은 시각에 도착하기로 한 팀이 제법 여럿이었는가보다. 우리보다 먼저 가이드를 만나서 간 팀들이 많아서 계속 투덜거렸는데, 우리 팀 6개 커플은 동시에 도착했기 때문에 가이드가 도착하면서 바로 일정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다른 어떤 팀에는 10시에 도착한 커플도 있고 12시에 또 한커플, 오후 5시에 한커플이 도착하기로 되어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다들 스스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브리스베인에 도착해서 출구로 나오지 않고 또 다른 비행기를 갈아타는 바람에 외국까지 나갔다온 커플도 있고, 제때 비행기를 못 갈아탄 사람들도 있고 그랬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비록 2시간 정도 공항에서 기다리긴 했어도 원래 일정보다 늦어진 것은 전혀 아니니까 오히려 우리가 아주 좋은 경우에 속하는 것이 되었다.


▨ 골드코스트, 이곳에서 일본의 손길이...


공항 도착후 가장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골드코스트라 불리우는 곳이었다. 예전에 호주가 한창 불황일 때에 싼 값이 내놓은 땅이었는데, 그 땅을 일본인들이 사서는 땅을 파서 바닷물을 끌여들여 강처럼 만들고 주변에 고급스런 주택이랑 골프장, 복지시설 등을 잔뜩 만들어 그야말로 부자마을인 생츄리코브가 탄생했다고 한다.
정말이지 강 주변에는 요트와 보트가 가득했고, 강 건너로 보이는 비슷한 모양의 세련된 집들이 강 주변을 가득 에워쌌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그 집들은 한채에 10억 가량하는데 실제 주택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집들을 가리기 위한 병풍 역할을 하는 집이라고 한다. 호주 출신의 유명배우 같은 사람이외에는 대부분 일본인 소유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가이드 조차도 딱 한번 밖에 가보질 못했다고 한다. 그것도 길 잃은 관광객을 찾는다는 명목하에 말이다. 완전히 사유지로 구분되어 관리되어지며 외부인의 출입이 절대 금지된 그런 곳이기도 하다. 그냥 우리는 이곳을 구경하고 지나가는 관광객으로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 파라다이스 컨츄리 농장


말로만 듣던 영화에서나 봄직한 농장이었다. 양과 양치기 개, 말, 젖소들이 푸르른 목초와 함께 어우러져 있고, 저편 시냇물 건너에는 거위와 캥거루들이 노닐고 있는 그러한 풍경 그대로였다.
농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홍콩, 대만, 중국 등에서 온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절반이 한국에서온 신혼들이었다. 비슷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뭔가 우리와는 다르다는 인상을 주는 그들과 함께 양털깎이쇼를 관람했다. 말은 안통해도 모두가 처음보는 광경에 환호를 하고 박수를 치며 놀았다.
양치기개가 양을 우리안으로 몰아넣는 시범을 할때는 양들이 관람석쪽으로 도망가는 바람에 송아지만한 양떼들이 내 다리를 스쳐지나가기도 하고, 부메랑 시범때는 돌아오지 않을 부메랑이 오히려 너무 많이 돌아와 던진 사람 위를 넘어가버리기도 했다. 또 수미터에 달하는 채찍을 휘둘러 소리를 내는 것은 실제 동물을 때리는게 아니라 채찍끼리 서로 부딪치게 하는 것이란 걸 알면서도 놀랍게만 느껴졌다.
농장의 사람들 모두가 항상 활짝 웃으며 제스쳐도 취하며 우리에게 안내도 해주고 인사도 건넸다. 넓고 푸른 농장만큼이나 마음이 넓고 여유가 있어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비록 말 한마디 못건넸지만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같지 않고 즐거워보여, 우리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 당나귀가 아니다~ 진짜 말이다~


농장에서의 몇가지 관람 후에 곧장 언덕쯤에 있는 말 농장으로 향했다. 이번엔 산악승마 코스였다. 조금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는 가이드의 말에 약간은 긴장한 채로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다른 팀이 출발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오늘 뒤늦게 도착해서 이번 코스가 처음인 팀이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듣고 우리들 모두 얼마나 킥킥거리며 웃었던지... ^^
말들은 서열 순서대로 줄을 지어간다고 했다. 그런데 희야가 가장 앞에 있는 말에 타게 되고 내가 두번째 말에 타게 되어서인지 엄청 큰 말이었다. 서열 1, 2위인 말이었으니 말이다. 그 때문인지 길을 가다가 풀을 뜯거나 엉뚱한 곳으로 향하려고 할 때 고삐를 당기는게 어찌나 힘들던지. 말이 커서 그런지 길가다 멈춰섰을 때 퍽퍽~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배설물의 양도 장난아니었다.
승마는 몸매관리를 위해 여성들이 즐겨하는 운동이라고 했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어린 애부터 주부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파란 눈동자에 가느다란 몸매의 승마복 차림의 한 여자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대략 초등 5~6학년 가량으로 보였는데 서양인이라 그런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미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희야가 더 이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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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신혼여행 - 첫째날

2009/09/16 00:03 | Posted by 찬이
▨ 어떻하든지 바쁜 신혼여행길

나름대로 간소하게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저것 준비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준비를 해도 신혼여행 당일날 바쁜 건 할 수 없는 가보다. 허름한 강당의 예식장에다 생각보다 많은 내방객들에다 계약할때와는 달리 엄청 좁아보이는 식당... 의외로 변수가 참 많았다. 더군다나 예식을 하는 강당의 경우엔 그동안 야외촬영이며 드레스나 턱시도, 화장 등등 마음에 들지 않는게 없었기에 큰 염려를 하지 않았는데, 예식장이 정말 학교 강당같아 보이는데에는 할말을 잃었다.

부랴부랴 점심식사라도 하고 떠나려고 서둘렀는데 식당엔 점심밥 말고도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폐백후에 갈아입은 예복차림으로 식당에 들어온 우리는 아버지 손에 이끌려 누군지도 모르는 어른들께 허리가 부러지도록 인사를 했다. 물론 그 중에는 시골에서 뵌, 얼굴만 기억하다시피하는 분들도 계시고, 사촌 혹은 팔촌쯤되는 형제들도 많긴 했지만, 희야의 입장에선 모두가 낯선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대부분의 남아 있는 식구들이 시댁쪽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 손님을 치룬다고 했었는데 그 때문에 다들 일찍 일어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너희들도 이런 재수씨 구해야된다~!"


인사를 대충 끝내고 막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같은 삼성멤버쉽 출신의 동기인 문교형에게 내 캠코더를 맡겨서 촬영을 부탁했는데, 문득 그걸 돌려받지 못한 게 기억이 났다. 부랴부랴 전화를 했다. 급한 일이 있어 돌아가려고 공항으로 가는 중이라나...;;; 암튼 멤버쉽 출신 식구들은 자리가 비좁아 다른 식당에 가 있으니까 거기 가서 캠코더를 받아가라는 형의 대답이었다. 신혼여행 출발 15분전이었다. 희야는 배고프니까 밥좀 먹고 가자고 나를 붙잡았다. 밥도 먹어야 하지만 옷도 여행차림으로 갈아입어야 하고, 들고갈 짐들도 빠진게 없는지 체크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맘급한 나한테 밥이 눈에 들어올리가 만무했다. 하는 수 없이 혼자라도 가려고 나서자 희야도 하는 수 없이 따라 나섰다.

바로 근처에 있는 조그만 식당이었다. 부탄가스를 사용하는 조그만 가스렌지위에 커다란 냄비같은게 올려진 걸 보니, 전골같은 걸 먹은 모양이었다. 이미 소주도 여러 병 목이 따진 상태였고 밥그릇, 반찬그릇 할 것 없이 한바탕 전쟁을 치룬 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급한 마음에 캠코더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우리를 붙잡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폭.탄.주 였다. 멤버쉽 출신들이 결혼을 할 때면 으례히 폭탄주를 선물한다. 그런데 양주를 섞는게 아니라 주로 소주와 맥주에다 된장, 간장, 겨자, 조개껍데기 등등의 음식찌꺼기를 섞는다. 알콜도 알콜이지만 느끼함과 거북함이 밀려오는 그런 작품(?)을 선물로 주는 것이다.

내게 건네주는 그 그릇에 담긴 술은 맥주컵으로 족히 세잔은 나올 법한 양이었다. 저걸 먹고 비행기를 타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부터 봉지를 잡고 있을 모습까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흑... 그걸 마시면 한마디로 죽음이었다. 잠시 내가 망설이자 건더기는 걸러주자는 제안이 들어와 맥주잔 두잔에다 국물(-_-;;)만 따랐다. 물론 그릇에는 술이 더 있었지만 말이다.

"자 빨리 마셔라. 빨리 마시고 신혼여행 가야될거 아니가"

"술을 못마시면 장가를 못가요~~ 아 미운 사랑~~"

1초가 1년처럼 느껴지던 그 순간, 옆에 있던 희야가 긴급제안을 했다. 자기가 한잔을 마실테니 술을 먹이려고 앞에 나선 준욱이 형도 한잔을 마시라는 거였다. 순간 형은 당황하고 식은땀까지 삐질~~ 흘렸다. 분명히... ^^*

당황한 형은 결국 남아 있던 술까지 비워 세 잔을 만든 후에 "내가 왜 이걸 마셔야 되는지 모르겠네 진짜~~" 라는 말과 함께 술잔을 비워버렸다. 이렇게 폭탄주 이벤트는 희야의 희생정신으로 일단락되었고, 졸지에 한방먹은 준욱이 형은 멤버쉽 식구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너거들도 앞으로 이런 재수씨 구해라"
정말 희야가 멋있어 보이는 순간이었다. ㅠㅠ


▨ 정말 신혼여행을 가는 것인가


여차저차해서 웨딩카에 올랐다. 새임사랑 후배인 규민이가 운전하고, 정민이가 보조하고, 뒷자석에는 신랑 신부와 신부 친구인 혜진이와 윤미가 탔다. 인원초과다 ;; 자가용이 보통 시트 부분은 넓지만 천정쪽은 좁다. 그 덕분에 창가쪽에 앉은 나는 엉덩이는 바깥쪽으로 어깨는 안쪽으로 쏠린채 공항까지 왔다. 그거참 신혼여행길이라 그런지, 혹시나 다치지 않을까 근육이라도 뭉치지 않을까 공항까지 오면서 어찌나 신경쓰이던지...

후배녀석이 있는게 그날처럼 든든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신경써야하는 부분이나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것들을 믿고 맡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웨딩카 운전하는 것도 그렇고, 짐 챙겨주는 것도 그렇고, 첫날 밤을 생각해서 챙겨준 선물도 그렇고... ㅡㅡ;; 암튼 든든한 녀석들이다.

비록 내 친구들까지 공항에 오진 못했지만, 그래도 아끼는 후배녀석들이랑 수고 많이 해준 혜진이나 윤미같은 희야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공항문을 들어가는 것도 제법 기분 괜찮았다. 입국수속을 받는 곳에 들어갈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던 모습들이 얼마나 우리를 기쁘고 뿌듯하게 했던지...


▨ 찬이와 희야, 대한민국을 뜨다~~


처음 비행기를 타보는 희야는 줄곧 창밖을 내다보며

"우와~ 집들이 전부다 쪼만하네~"

"오빠 저거봐~ 구름이 저 밑에 있다"

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나도 해외여행은 처음인지라 외국인이 대부분이고 승무원도 외국인인 비행기를 타는 느낌이 좀 달랐기에 설레이는 마음은 비슷했을 것이다.

2시간 남짓 비행후에 도착한 곳은 도쿄 나리따 공항이었다.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한 절차를 밟기 위해 비행기표를 받으러 갔는데, 우리나라 신혼여행 커플로 보이는 팀이 앞에서 한참을 있는 것이었다. 뭐가 저렇게 오래걸리나 싶었는데, 그 사람이 다른 커플들에게 얘기해주는 걸 얼핏 들어보니 자기네들이 타기로한 비행기가 호주 시드니에서 브리스베인으로 가는 비행기를 한번 더 갈아타게 되어 있는데, 그게 취소되어서 우리는 도쿄에서 곧바로 브리스베인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정이 뒤바뀐 것 같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일정이 바뀐게 아니라, 항공사측에서 이용승객이 너무 적어서 항공편을 취소하고 다른 비행기로 변경해준 것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2시간 가량 일찍 브리스베인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때 웅성웅성 모였던 커플들의 대부분이 나중에 우리와 함께 다니게 될 사람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 준비된 자


아무튼 호주로 뜨는 비행기를 타기까진 1시간 반 가량이 남은 상태였다. 몇몇 사람들은 일본 면세점을 둘러보기도 했지만, 앞으로 10시간 이상의 비행에 앞서 해야할 것이 있었다. 바로 화장을 지우는 일이었다. 희야의 올림머리도 문제였고 두꺼운 신부화장도 문제였다. 시간이야 충분했기 때문에 지울 시간은 있었지만, 문제는 폼클렌징을 비롯한 대부분의 물건이 이미 우리들의 도착예정지인 브리스베인으로 부쳐진 상태였다는 사실이다.

걱정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화장지우고 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좀 전에 비행기표 문제를 해결해준 일행중 한 커플이었다. 그 커플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제법 큰 쌕을 메고 왔고 그 안에는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폼클렌징은 물론 로션과 헤어밴드(일명 곱창)까지 빌려줬다. 고마운 마음에 희야의 올림머리부터 얼른 푼 후에 화장실로 보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 커플도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했다. 그리고 비행기도 처음 타 보고... 하지만 평소에 여행을 자주 다녔고, 그리고 주변에 해외여행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조언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캠코더에다 카메라도 필름, 디카 해서 두대나 들고 왔고, 호주달러 외에도 엔화까지 챙겨온 꼼꼼함까지 보였다. 항상 웃으며 우리한테 잘 대해주는 그 커플들이 좋게 보였고 고맙게 느껴졌다. 또한 그로 인해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기대도 더욱 높아졌다. 좋은 사람들과 여행하면 더 즐거울 것이니까 말이다.

>> 여행전 반드시 챙겨야 할 사항
1. 옷을 넣는 큰 여행용 가방 이외에 소지품 보관을 위한 가방을 따로 마련하여, 여권, 지갑 등의 귀중품은 항상 지니고 다닐 수 있게 준비한다.
2. 여성의 경우에는 야간 혹은 장거리 비행전에 화장을 지울 수 있게 클렌징 등의 화장품을 따로 챙겨 휴대한다.
3. 최종목적지의 나라 뿐만 아니라, 비행기를 갈아탈 경우에 잠시 머물게 되는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전화거는 방법을 알아둔다.
4. 단기간 여행이라면 약간의 현금만 환전하고, 가급적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5. 두 사람 이상이 여행을 할 경우, 대부분 휴대폰도 안되므로 사람이 많은 곳에서 떨어졌을 경우 만날 방법을 정한다. 예) 건물로비나 안내데스크앞, 화장실 앞 등
6. 여행을 위한 간단한 회화책자를 휴대하면 좋다. 일상적인 것은 몸으로 표현이 가능하나, 공항에서의 티켓팅이나 환전, 호텔 등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요구할 때는 곤란한 경우가 많다.
7. 자신의 짐가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을 준비한다. 공항에서 짐을 찾을 때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고 혹시나 같은 디자인의 가방이 바뀌는 일을 방지한다.


▨ 알 유 말레이시안?


일본에서 호주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탔다. 그런데 일본으로 올때 창가자리였던 것에 반해, 이번 비행기에는 가운데 자리 그것도 좌석 두 자리가 떨어진 것이다.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신혼여행인데, 그것도 10시간 이상 비행이고 그동안 잠도 자는데 신부랑 떨어져 있다니...

잠시 후에 보이쉬한 젊은 여성과 젊은 할머니쯤 되어보이는 동양계 여자 두 사람이 우리 자리쪽으로 왔다. 나이가 든 여자분이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와따시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걸 보니 일본인인가보다 싶었다. 한참 듣고 나서 내가 한마디 했다.

"I'm not Japanese"

순간 뻥~ 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같이 온 젊은 여자가 말을 건넸다. 두유~ 어쩌고 저쩌고 하는걸 보니 이번엔 영언가보다 싶었다. 그런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식은땀이 삐질삐질 나기 시작했다. 말도 빠른데다 발음도 이상한데다 내 영어실력까지 형편없으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말도 무지 길게 했다. 요점만 말하면 되지 무슨 장문 독해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어찌할 바를 몰랐다.

대략 두세번 들어보니 감은 왔다. 뭐 들으나 마나 자리 바꿔달란 얘기겠지만, 줄곧 좌석 교환은 아니란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우리 뒷쪽에 있는 자리가 비면 편하게 갈 것이다 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거랑 우리 자리가 떨어져 있는거랑 무슨 상관인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그렇게 제대로 듣지못하고 대답도 제대로 못하자 그 여자가 말했다. 말레이시아 인이냐고 ㅡㅡ;;

결국은 그 사람이 자리를 변경하길 원했고, 각각 통로측에 앉아 있던 우리 둘이 함께 앉게 되고 가운데 자리에만 배치되었던 그 여자들도 한쪽 통로쪽으로 자리를 바꾸게 되었다. 암튼 그 일로 인해서 우린 긴장 & 짜증이었다. 말이 잘 안통하면 간단하게 말하든가 하면 되지, 똘똘이 스머프처럼 생겨가지고 이상한 발음으로 자꾸 말시키고 ;;;

우리의 첫날밤은 그렇게 떨떠름한 기분으로, 그리고 앞으로의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비행기 좁은 좌석에서 보냈다. 물론~ 그냥 잠만 잤다.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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