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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키즈랜드 데이트

큰 아이의 병원 검진이 오후에 잡혀있었다.
평일 낮시간에는 주차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닌데다,
복잡하고 쉴 곳 없는 곳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장시간 다니기가 너무 힘들다는 관계로
오늘은 둘째를 내가 데리고 있기로 했다.

차로 두 사람을 병원에 데려다주고,
진료가 끝날때까지 기다릴 겸 둘째를 데리고 가까운 대형마트를 찾았다.
갓난 아기때 이후로는 아빠와 단 둘만의 데이트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햄버거 가게 앞에 앉은 아이들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눈에 들어오나 보다.
먹고 싶다는 눈치를 보이길래 기분좋게 아이스크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먹는 동안 지나가는 또래 아이들의 부러워하는 듯한 눈빛에 흐뭇한 기분이 드는지, 아빠를 보면서 씨익~ 웃곤 한다.

 

마트에서 뭘 할까... 하고 물어봤더니
물고기 구경하러 가고 싶단다.
그래서 애완동물 코너로 갔더니 한참을 들여다 본다.

그러더니 내 스마트폰을 들고가더니 혼자서 이래저래 사진을 찍어온다. 

 

 

 

 

 

사실 아이들이 구경할만한 곳은 별로 없겠다 싶어,
지루해진 애완동물 코너를 뒤로하고 무엇을 할까 두리번 거리다가
이미 내 마음속으로는 거의 결정은 했음에도 겉으로는 전혀 생각 못한 듯 키즈랜드로 발걸음을 옮기자, 이내 발을 동동 구르며 "키즈랜드~!!! 키즈랜드~!!!" 외치기 시작한다.

여기 오지 못한 첫째가 섭섭해할까 걱정은 되었지만, 그래도 이해해주리라 생각하고, 둘째에게는 아빠와 단 둘만의 비밀이라 약속하고선 키즈랜드에 들어갔다.

 

아주 어린 아이도 있었고, 덩치가 아주 큰 아이들도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연령은 초등학생 정도였겠지만.

혼자 노는 것이 심심할 법도 한데,
익숙해하면서도 좋아하면서도 어색해하는 모습이 조금 안타깝기는 했다.

 

조금 익숙해질 때 쯤 되니,
슬슬 아이들 틈 사이에 끼어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딱히 대화를 나누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아이들도 어색한 마주침 사이에 서로가 반가웠던지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힘들만 하다 싶을 때 음료수를 한모금 마시고, 이번에는 모래놀이를 한다.
아무래도 혼자 노는 것이 심심한가보다.
이건 얼마 안가서 그만두었다.

하긴 내가 봐도, 딱히 할 만한 건 없어보이긴 했다.

 

일정 시간마다 꼬마기차를 탈 수 있다.
재빨리 가지 않으면 탈 수 없기도 한데,
마침 근처를 지나가다가 타는 바람에 제일 앞자리에도 앉아봤다.
이후로도 여러번 타긴 했지만, 앞자리를 탄 적은 얼마 없었는 듯 하다.

 

이것저것 지겨웠던지, 아까 뛰어놀던 큰 인형위로 다시 올라가 한참을 논다. 

 

이제 엄마와 언니를 데리러 갈 시간이다.
아쉽지만, 즐거웠던 오늘 데이트는 그만~ 

 

엄마와 언니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가는 길에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이랬는데,
맛있는 것 먹었었다는 언니의 자랑 한마디에 발끈해서는
지기 싫어서 바로 마트 키즈랜드 이야기며 아이스크림 얘기며 다 나온다. ㅠ.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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