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6월 중순부터 7월중순 정도까지 장마로 비가 오락가락한다.
그래서 나름 많은 고민을 해야했다.
다름 아닌 날씨 때문인데, 당장 내일의 일기예보도 틀리는 마당에 6주 이후의 날씨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텐트를 쳐야하는 야영장보다는 팬션형태인 '숲속의 집'으로 가보자고 마음먹게 되었다. 비가 온다고 야영생활을 못할 건 아니지만, 비가 많이 혹은 자주 내린다면, 장거리 운전도 위험할 뿐 아니라 아이들 놀 때도 그렇고, 텐트를 치고 걷고 말리는 것도 여간 일이 많은 것이 아니다.

늘 예약을 하던 청옥산은 오토캠핑장 데크가 아니면 '수련장' 형태의 대형 숙소만 있기 때문에 비슷한 거리의 다른 휴양림을 찾아봤는데, 덕유산 국립공원이나 덕유산 휴양림의 야영장 답사겸 덕유산으로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묵은 구상나무 연립동이다. 두 가족이 함께 가기로 했기에 독채보다는 두 집이 붙어있는 연립동으로 골랐는데, 원래는 다락방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다락은 리모델링하면서 막아두었다고 한다.


몇개의 연립동이 이어져 있다.



내가 가본 숲속의 집은 지리산 자연휴양림의 연립동과 황정산 자연휴양림의 연립동이 전부이긴 하지만, 특이하게 이곳은 정수기가 놓여있었다. 산속의 물이 깨끗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생수를 쓰는 경우가 많다보니 반가웠다.
물론 이마저도 끓이는 물일 때만 사용하고 마시는 물은 여전히 생수였는데, 약수터에서 나오는 물은 아니다보니 아이들에게 산속의 물을 그대로 마시게 하는게 좋을지 어떨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 한대 뿐이긴 하지만, TV는 그래도 브라운관을 벗어났네.
하지만, 채널이 그리 많지는 않다.
대략 8개 전후 정도 되는 듯.


아이들이 모여서 윷놀이를 시작했다.
나가 놀았으면 싶기도 하지만, 어른들 시야에서 사라지면 아직은 많이 불안한 나이라 TV나 핸드폰, 컴퓨터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우리 숙소 바로 밑에 잔디광장이 있고, 그 옆에 테이블과 화로통들이 있다.
평상이나 테이블은 곳곳에 있기 때문에 부족하진 않아보이는데, 화로통은 7~8개 정도가 전부인 것 같다.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넉넉하지도 않았는 듯, 빈 자리는 얼마 없었다.
화로가 있는 곳은 그늘이 없긴 하지만, 오후6시쯤 되면 거의 해가 넘어가면서 그늘이 되었다.


이번에는 좀 저렴한 맥주를 가져왔다. 나는 처음보는 맥주인데, 맛은 부드럽고 괜찮은 듯 했다.


집에 남아있던 차콜을 챙겨왔다.
가져온 석쇠가 작아서 이 정도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작은 화로대를 쓸 때와는 달리 열기가 많이 분산되는지 잘 굽히지 않아서 차콜을 훨씬 더 많이 넣어야만 했다.


껍데기가 붙어있는 삼겹살을 훈제하여 기름이 쪽 빠졌을 때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큰 석쇠가 없어서 작은 걸로 준비하긴 했지만, 부족하진 않아보였다.


야외 테이블에서의 간소한 밥상이 차려졌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 숙소 주변을 산책했다.
우리 가족이든 다른 가족이든 예정되지 않았을 때는 느긋한 아침을 즐기게 놔두는게 좋다고 생각되어, 나는 내 나름대로 편하게 산책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여기는 숙소 바로 옆에서 윗쪽 숙소로 올라가는 길인 듯 해서 가보진 않았다.


길게 늘어선 숙소 앞을 지나,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 나무그늘 아래에 평상이나 테이블들이 보인다.


벌써부터 산책을 마치고 오는 분들을 간간히 마주친다.
다른 분들은 등산복인데, 나는 반바지 차림에 겨우 눈꼽만 떼고...


키작은 풀 사이로 귀여운 버섯무리도 보인다.


언제나 그렇지만, 울창한 나무사이로 아침햇살이 비추는걸 보면 참 기분이 묘하면서도 좋다.



산책하기에 좋아보인다.


산책하다 보이는 산딸기는, 어릴적 아버지와 함께 뒷산에 오를때 따주시던 산딸기를 생각나게 한다.



안쪽으로 좀 걸어들어가자 아영데크가 나온다.
아마도 여기가 휴양림 야영데크 구역인 듯 하다.
하지만 올해는 가을까지 공사중이라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하네.




전나무가 젓나무였구나.


짧은 산책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해가 제법 높이 떴다.


해장이랍시고 아침에 매운 '틈새라면'이다.
원래 해장은 북어국이나 콩나물국이어야하긴 하지만,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니라서 별 상관은 없다.


아니, 좋다.


그리고 납작만두도 곁들인다.


이번 여행은 덕유산 일대 답사차원인 것이 상당히 컸는데, 집에서 덕유산 휴양림으로 다니는 길의 대부분이 일반도로이고, 그 대부분은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라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청옥산 휴양림으로 눈이 높아져서인지 활동반경을 넓히려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덕유산 휴양림이 눈에 차진 않았지만, 그래도 '숲속의 집'을 이용할 수 있고, 좀 더 남쪽이라 덜 춥다는 점 등은 좋았다.

Posted by 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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