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가입한 '구미캠프' 카페에서 푸카님 번개가 있었다.
10월초에 있을 정모를 부득이하게 참석할 수 없게 된 탓에, 번개만은 반드시 참석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이런저런 일도 다 뒤로 미루고 참석했다.
아침을 간단히 챙겨먹고 바로 나왔음에도 텐트를 치고 나니 출출한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기도 어중간하고 해서 집에서 준비해온 부침개를 부치는 동안, 바로 옆에 자리잡은 '푸카'님 사이트에 계시던 안지기님들께서 김밥을 수북히 만들어 집집마다 나누어주셨다.
늘 그렇지만, 우리 사이트는 구성이 간단하다. 물론 타프도 있지만, 이번에는 아예 돗자리모드로 왔다.
그나마 있는 조그만 테이블에서 코펠뚜껑을 빌어 부침개를 부친다.
대충 허기진 배를 채운 뒤에 바로 옆에 있는 냇가로 내려왔다.
계곡이라고 하기에는 하천처럼 조용히 흐르고, 하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차갑고 깨끗하다.
차라리 냇가...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물이 정말 맑을 뿐 아니라, 정말 시원하다.
한여름에도 추울 정도로...
우리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은 아직 너무나 익숙치 않아서 사진이 없지만, 번개에 참석한 많은 가족들이 '푸카'님 사이트에 모여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었다.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가면서 사람을을 흩어놓긴 했지만, 얼마되지 않아 다시 모였다.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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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딸아이들이 일찍 일어났다.
나는 정말정말 졸리운데, 그래도 아이들은 아주 멀쩡해보인다.
타프에 맺혀있는 물방을을 털어내는게 재미있나보다.
딱히 가지고 놀 것도 없고, 스트링과 펙도 많이 꽂혀있어서 뛰어다니기 위험하다.
그래서 집에서 가져온 비누방울을 가지고 놀게했다.
어린아이에게서 비눗방울은 친구를 모으는 힘을 가진 것 같다.
물론 비눗방울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들 술한잔 걸치듯 아이들은 비눗방울 같은 작은 놀잇감을 통해서 친해지기 마련이다.
사진에는 없지만 '미다스(구. 비니파파)'님의 딸아이와 우리 아이들이 이틀동안 붙어다녔으니, 아마도 꽤나 친해진 듯 했다.
아침은 느긋하게 즐기는 것이 제맛일지도 모른다.
일어나긴 했지만 일어나기 싫은... 그게 아침이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자 두번째날도 냇가로 내려왔다.
비가 왔음에도 물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그리고 여전히 깨끗했다.
바로옆에 블루베리 재배지역이 있기 때문인지 벌은 참 많은 듯 하다.
그래도 모기나 파리 같은 벌레는 거의 없어서 좋다.
사이트 자리는 데크도 있고, 걍 작은 돌이 섞인 보통의 흙바닥도 있고, 파쇄석 바닥도 있다.
8월까지는 1만원 정도의 유료였는데, 9월부터 비성수기라 그런지 우리가 간 날부터 무료란다. ㅋㅋㅋ
마음 같아서는 바로 다음주에도 다시 가고 싶다.
흐르는 물에 주저앉아 세월을 낚는 일을 또 언제 해볼까나...
텐트안에서 뒹굴며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오는 느낌을 또 언제 느껴보려나...
이번 캠핑은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또 좋은 장소에서, 그리고 1박 2일이었지만 첫날아침부터 두번째날 저녁까지 아주 느긋했던 즐거운 캠핑으로 기억에 남을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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