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 소리로 3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다는 휴양림 캠핑을, 드디어 우리 가족도 가게 되었다.
비록 이웃이자 회사동료의 예약 신공 덕분이었지만, 그런 인맥도 쉽게 얻어지는건 아니니.. ^^
집에서 자가용으로 2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중간쯤에 있는 안동에 잠시 들러 구경을 하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더운 날씨에 어떻게 구경하고 다닐까 걱정했는데, <전통 문화 콘텐츠 박물관>은 건물 지하에 마련되어있고, 시원하기까지 했다.
안동 중심이긴 하지만, 전통문화에 대한 내용을 갖가지 디지털화한 장비로 접할 수 있게 마련되어있었다.
목판체험 조차도 디지털화 되어 있었는데, 입구에서 등록한 이메일 주소로 목판 체험한 이미지를 보내주기도 한다.
탈을 쓰고 춤을 추면, 모니터 화면에서 전통화면을 배경으로 하여 춤추는 동영상이 합성된다. USB 메모리를 지참하였다면 입구 안내데스크에서 저장해준다고 한다.
점심은 안동 간고등어 정식을 먹었는데, 먹는 사진을 찍는건 그다지 즐겨하지 않아서 사진은 과감히 생략한다 (사실은 한장도 안찍었다). 안동 간고등어 장인 할아버지가 계시는 곳이라는데, 같이 간 지인은 그 가게에서 여러번 뵈었다고 했으나 이 날은 그곳에 계시지 않은 듯 했다.
구이도 맛있었지만, 어른 입맛에는 조림도 상당히 괜찮았다.
안동에서 1시간을 넘게 달려, 청옥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데크 바로 옆에 차를 댈 수 있는 휴양림이 얼마 없다고 들었다. 게다가 우거진 숲이며 바로 옆에 있는 작은 계곡까지 있어,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다.
타프를 안쳤다가, 비가 슬 오려는 것 같아 뒤늦게 타프를 쳤는데, 타프친 모습을 찍은 사진은 폰으로 찍은 것 밖엔 없네.
바로 옆에는 물이 흐르는데, 계곡이라 하기엔 작지만, 아주 깨끗하고 차가운 것은 마찬가지다.
약간 아랫쪽에는 넓게 수영장처럼 만들어놓은 곳이 있어 수영을 하려고 준비해왔었다. 그러나 낮기온이 30도쯤 되는 날이었음에도 물이 너무 차고 날씨가 서늘하게 느껴져버려서 아이들은 얕은 물에 발만 담그며 놀 수 밖에 없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고, 그리고 아이들이 잠든 후에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왔다.
캠핑을 하면서도 살이 안빠지게 하는 주범인, 저녁 담소시간...
나무로 둘러쌓이고, 구름까지 잔뜩 낀, 그 날 숲속의 밤은 정말정말 컴컴했다.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을 데리고 부근에 있는 박물관을 찾아갔다.
먼저 찾아간 곳은 <태백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이라는 곳이었다. 이곳은 화석으로 살펴보는 지구의 역사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삼엽충의 화석부터 고대 바다의 생물환경, 지층의 생성원리, 고대 생물 등등 다양하다.
더워서 잠시 발코니로 나왔지만, 둘째는 때와 장소를 가라지 않고 까불까불 거린다.
이번에는 석탄 박물관으로 갔다.
시설은 좀 낡은 듯 했으나, 석탄 뿐 아니라 화석, 광물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석탄 뿐 아니라, 광산에서 발견되는 여러가지 광물이나 화석들도 언급이 되어있었고, 아이들은 전혀 모르는, 연탄이란 것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도 사진과 모형들로 설명된 곳이 많았다.
지하(사실은 박물관 1층)에는 광산체험코스가 있다. 습한 지하실 냄새도 일부러 만든 것인진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보기엔 정말 그럴싸하게 만들어놓았다.
오전 중에 두 개의 박물관을 둘러보고, 늦은 점심때가 되어서야 휴양림에 다시 돌아왔다.
밥을 먹자마자 휴양림 내에 있는 <다목적 공간>에 가자고 조른다. 2야영장옆에 있는 시소, 그네가 있는 넓은 공터이다.
잠자리가 정말 많았지만, 손에 잡혀주는 놈은 없다.
두번째 날, 이 시간 이후로 비가 잦아졌고, 세번째 날에는 비가 거의 그치지 않고 오는 바람에 남은 사진은 그다지 없다.
우중캠핑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철수할때만이라도 비가 안오길 바랬지만, 엄청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맘편하게 옷 다 젖고 철수한 다음, 샤워장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 살짝하고 여분의 옷으로 갈아입으니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하늘은 하얀 구름만 간간히 보일뿐, 아주 덥고 화창한 날씨였다. 중부지방이 장마라더니 그 영향으로 봉화 청옥산에도 그렇게 비가 내렸었나보다.
집에 돌아왔을때도 햇볕이 쨍쨍하길래, 가족들을 집에 내려다주고 곧바로 인근 공원 주차장으로 가서 장비들을 말렸다. 10분만에 텐트랑 타프가 뜨거워질 정도로 바짝 말라버릴 정도였는데, 그늘도 없는 곳인데다 너무 햇볕이 강할때 나왔더니 나까지 말라버릴 것만 같았다.
이번 캠핑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에는 다른 캠핑 후기때보다 이런저런 다른 곳 이야기가 많은데, 평소에는 캠핑장에서만 줄곧 지내다 왔지만, 주변 볼거리를 잠깐 즐겨보는 것도 꽤 괜찮은 것 같다. 특히 장거리를 다녀오는 경우엔 쉬었다 갈겸 들렀다가는 것도 좋고, 한번 가기 쉽지 않은 거리인 만큼 다른 곳을 좀 더 다녀보고 오는 것도 좋은 캠핑 즐기기라 생각한다.
이로써 휴양림 첫 캠핑후기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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